가성비 20배 '웹툰 어시작가'가 AI?…"저작권·일자리 우려 목소리"

라이언로켓 '젠버스AI'…"메인작가·PD만으로 웹툰 양산"
"가이드라인 미비 와중 학습 알기 어려워…등단 급한 신진 작가엔 위협"

이달 1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2024 콘텐츠산업포럼'에선 이러한 설루션 '젠버스AI'가 소개됐다. 설루션을 소개하는 정승환 라이언로켓 대표.(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웹툰 창작의 보조 수단으로 사용이 논의되는 중이다. 기존 보조작가(어시)보다 생산성이 20배에 달한다는 캐치프레이즈도 나온다.

웹툰 업계서는 저작권 침해, 등용문 축소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2024 콘텐츠산업포럼'에선 이러한 설루션 '젠버스AI'가 소개되기도 했다.

이를 만든 라이언로켓은 누적 투자금 135억 원을 유치한 스타트업이다. MBC 등 주요 방송사, CJ ENM, 교보문고 등 기업과도 협업했다.

젠버스 AI는 어시 작가를 구하는 웹툰 작가가 대체 수단으로서 고려할 수 있다. 작가가 본인 화풍이 담긴 데이터를 제공하면 이를 학습한 AI가 작업에 투입되는 식이다.

다양한 연출과 구도 속에서 캐릭터를 일정하게 그려내는 게 가능하단 설명이다. 표지 등 단일 삽화 위주로 쓰이던 기존 설루션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사측은 설루션의 생산 효율성이 인간 대비 20배에 달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홈페이지에선 "5~6명 작가에게 투입되는 고정비를 줄일 수 있고 최대 10배 빠르면서도 50% 저렴한 제작이 가능하다"고 소개됐다.

이날 기술을 소개한 정승환 라이언로켓 대표는 "궁극적으론 메인 프로듀서·작가 둘만으로 웹툰을 양산하는 시스템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학습 데이터의 동의 없는 재활용 등 저작권 침해를 우려하기도 했다. AI 법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등 관련 가이드라인도 미비한 상황이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은 "기술기업 차원에서 투명한 기준을 제시해 줘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라이언로켓은 "그림 작가와의 계약 과정서 학습 데이터의 소유권, 향후 사용, 폐기 등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편리한 창작 보조수단으로 활용될 여지를 두고는 작가 집단 내에서도 온도 차가 있었다.

서 회장은 "밑색 등 노동집약적인 단순 작업에 활용된다면 격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어시를 두기 어려운 영세 스튜디오나 개인 작가도 대형 스튜디오를 따라잡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며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당장 등단이 급한 지망생 중심으론 반발의 목소리가 컸다.

1500여명 회원을 둔 한국만화가협회 관계자는 "업계에 안착하지 못한 20대 작가들은 AI가 새로운 진입장벽이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며 "안정적으로 연재하는 중견 작가들과 온도 차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한 국내 플랫폼 관계자는 "이미 10만 명 이상 지망생이 데뷔를 못한 채 남아있는 등 신진 작가 입장에선 기술이 위협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면서도 "역으로 생각하면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누구나 만화가를 도전할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