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다" 사람에 사과 건넨 휴머노이드…챗GPT 탑재 로봇 등장
피규어·오픈AI 협업 제작한 '피규어01' 시연 영상 공개
상황 인식·판단·원인 추론 등 작업 수행, 움직임도 민첩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기술을 결합해 사람 말을 이해하고 주변 환경에 맞춰 적절한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이 공개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AI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는 오픈AI와 협력해 만든 로봇 '피규어 01'의 시연 영상을 유튜브로 공개했다.
영상에는 9일 시행된 실험자와 로봇의 상호 작용이 담겼다.
실험자가 로봇에게 무엇이 보이냐고 묻자 로봇은 "테이블 중앙 접시 위에 빨간 사과, 컵과 접시가 있는 식기 건조대, 테이블 위에 손을 얹은 당신이 근처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정확하게 환경을 묘사했다.
이후 실험자가 먹을 것 좀 있냐고 말하자 로봇은 앞에 놓인 여러 물체 중 사과를 집어 실험자에게 건넸다.
그다음 실험자는 테이블에 쓰레기봉투를 버리며 "로봇에게 쓰레기를 치우면서 왜 방금과 같이 (사과를 집어 전달하는) 행동했는지 설명하세요"라고 했다.
로봇은 옆에 있는 바구니를 집어 명령대로 쓰레기봉투를 담으며 "제가 사과를 준 것은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상황에 따른 적절한 물체를 고르고 행동하는 것에 더해 원인 추론에도 성공한 것이다.
아울러 실험자가 "지금 상황을 기준으로 볼 때 (사과를 옮기고 남은) 접시는 어디에 있어야 할까요?"라고 물었다. 로봇은 식기 건조대라고 답하고 사람이 명령하자 테이블 위에 있는 컵과 접시를 건조대로 옮겼다.
마지막으로 실험자의 방금 한 행동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로봇은 "꽤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사과는 새 주인을 찾았고 쓰레기는 버려졌고 식기는 제자리에 있다"고 답했다.
이날 피규어의 최고 경영자 브렛 애드콕은 X(옛 트위터)를 통해 "로봇의 속도가 극적으로 빨라져 인간의 속도에 근접했다"며 "오픈AI는 시각적 추론 및 언어 이해 기술을 제공했고 피규어는 빠르고 민첩한 로봇 동작 기술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출신 기술자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피규어는 로봇 분야 유망주로 손꼽힌다. 주요 투자자로는 제프 베이조스,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엔비디아, 인텔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빅테크 기업들은 로봇 제어 AI, 시각 AI, 거대 언어 모델 등을 로봇 기술과 결합해 사람의 명령을 알아듣고 주변 환경에 맞춰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 개발 중이다. 기존 로봇 제어에는 상당한 양의 제어 프로그램 코딩이 필요했다.
구글은 지난해 거대 언어 모델과 로봇 제어 AI를 결합한 RT-2를 공개했다. 현재 사무실, 주방 등 다양한 실험 환경에서 테스트하며 기술을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에서 이런 기술이 활용되려면 로봇에 의한 상해를 막는 기술이 성숙해야 한다. 구글에 따르면 구글은 로봇에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 없음 △칼과 같은 날카로운 물체와 상호 작용 금지 △로봇의 허용 한계 이상으로 무거운 물체 조작 금지 등의 안전 규칙을 적용한 시스템을 시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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