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료 50% 올라" 유튜브 보고 쿠팡 쇼핑하니 월 6만원 훌쩍[손엄지의 IT살롱]

넷플릭스·유튜브·쿠팡 등 6개 서비스 구독료 월 6만2690원
국내 구독경제 시장, 2020년 40조원에서 2025년 100조원 성장 전망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2000년대에 우리가 구독하던 건 기껏해야 신문, 우유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엔 구독할 것들이 점점 늘어만 간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물론 쇼핑, 웹툰, 이모티콘까지 즐길 거리가 많아진 만큼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늘었다.

평범한 직장인 A 씨는 넷플릭스, 티빙, 유튜브, 쿠팡,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를 구독한다. 한 달에 구독료만 6만2690원이 빠져나간다.

구독료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다. 쌀이나 고기라면 정부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을 테지만 디지털 물가는 잡을 수가 없다.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작년까지 A 씨는 6개 서비스를 구독하는데 4만2390원만 내면 됐다. 넷플릭스는 친구 3명과 아이디를 공유하면서 월 4250원만 냈고, 유튜브 구독료는 1만450원, 티빙은 1만3900원이었다. 몇 달 새 A 씨의 구독 물가는 47.9%나 올랐다.

오르는 이유도 천차만별이다. 넷플릭스 구독료는 그대로지만 아이디 공유를 금지하면서 4명의 친구가 뿔뿔이 흩어졌다. 월 1만7000원에 최대 2명까지만 계정을 공유할 수 있고 1명을 추가하려면 5000원을 더 내도록 했다. 3명이 9000원씩 부담해야 하는 상황. 이참에 A 씨는 '진짜' 가족을 중심으로 계정을 하나 만들었다.

카카오 이모티콘플러스 가격은 3900원에서 5700원으로 올랐다.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에 따라 15% 구글 플레이 결제 수수료가 부과된 영향이다. 하지만 웹으로 결제하면 여전히 월 3900원에 이용할 수 있어 2000원에 가까운 비용을 절감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파격적인 적립 혜택과 다양한 부가 서비스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최근 아쉬운 점들이 생겨나고 있다. 부가 서비스 중 시리즈온 최신 영화 할인 혜택이 사라졌고, 티빙은 환승연애와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는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A 씨는 네이버 멤버십 혜택 중 '쿠키 49개' 제공 서비스를 받고 있다. 쿠키는 네이버웹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재화로 1개당 가격은 1000원 정도다. 원하는 웹툰을 보려면 한 달에 쿠키 49개로는 부족해 매번 더 많은 쿠키를 굽고(결제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 시장은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 목표 또한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고는 못 배길 서비스를 만들어 결국 구독 시장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다. 이용자는 편리하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기업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가질 수 있다.

KT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25조900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구독경제 시장은 2020년 40조원을 넘어섰고, 2025년에는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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