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패티 빠르고 맛있게 굽는다…"로봇 손맛도 훌륭하네"[미래on]
식품 생산과정에 ICT 도입 '푸드테크'…국내시장 30% 성장세
롯데리아, 로봇 주방장 '알파그릴' 도입…"인력난, 매장 운영효율 개선"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 햄버거 조리사가 로봇 옆에서 바쁘게 움직이는데 로봇의 하단 그릴이 홀로 고기 패티를 들어올리고 있다. 상단 그릴에 닿아 위아래로 깔린 패티는 이윽고 마이야르 반응(단백질 조리 시의 화학변화)을 일으키며 두꺼워졌다. 조리가 1분만에 완료됐다.
햄버거 패티를 굽는 데 로봇이 활용되는 날이 머지않았다.
식품 생산부터 유통까지의 전 과정에 로봇, 3D프린터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하는 것을 '푸드테크'라 한다. 외식업계는 현장 인력난을 해소하고 매장 운영의 효율을 꾀하고자 시범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 성장세도 전체 식품시장 대비 6배 빠른 등 가파르다. 정부의 2020년 보고서인 '농식품산업의 혁신성장을 위한푸드테크 산업 발전방안'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국내 푸드테크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약 31%다. 동일 기간 내 식품시장 전체 성장률은 4.8%였다.
2020년 기준 국내 푸드테크 시장규모는 61조원이다.
상용화 수준의 기술을 갖춘 업체로는 햄버거 패티를 자동으로 조리하는 로봇 '알파그릴'을 제작한 에니아이가 있다.
국내에는 롯데GRS, CJ프레시웨이(051500) 등 7개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선주문을 통해 올해는 미국, 한국 등에 총 100여대의 알파그릴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달 롯데리아 서울 구로구 지점에도 성능을 개선한 알파그릴 시리즈가 도입될 예정이다.
고객사들이 높게 평가한 부분은 로봇을 통한 품질 관리(QC, Qualityu Control) 달성이다. 전국에 체인점 형태로 운영되는 햄버거 업체는 품질의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로봇 주방장이 이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에니아이 관계자는 "국내 햄버거 시장은 해외 브랜드도 입점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 고객사들이 일관된 품질 확보에 열을 올린다"며 "업계가 인간 조리사에 비해 점포별 편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로봇 주방장의 도입에는 현장 인력난과 매장 운영 효율을 개선하려는 목적도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불판 앞에서 패티를 굽는 단순노동은 위험할뿐더러 인력 수급 문제도 존재한다"며 "로봇이 이를 대체해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매장 효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로봇 주방장이 상용화 수준에 도달하려면 작동 신뢰성과 주방 규격에 맞는 축소화를 달성해야 한다. 에니아이는 "주방의 뜨거운 유증기 등 고열과 습기에도 문제 없이 작동하면서도 기능 일체가 협소한 주방 규격에 맞게 소형화돼야 했다"며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향후 에니아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객사에 최적화된 조리법을 수렴해나가는 것도 고려 중이다. 로봇에 탑재된 카메라와 센서 등을 활용해 패티의 조리시간, 마이야르 색감, 두께 등 데이터를 수집해 학습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기원 한국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은 "이미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두산로보틱스(454910) 등의 기업가치가 3조원에 달하는 등 로봇 솔루션은 그 경쟁력은 인정받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외식업장을 관리하는 것은 데이터 기반의 AI가 될 것이고 서빙 및 조리에 로봇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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