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의 네옴시티…韓 IT 기업엔 무엇을 안겨줄까 [손엄지의 IT살롱]
'더라인' 메인으로 '옥사곤' '트로제나' 3개 공간 핵심
성공 가능성 의문에도 'IT 레퍼런스' 큰 경쟁력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네옴시티는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홍해 인근 사막에서 진행되는 미래형 신도시 프로젝트다.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서울의 44배에 달하는 신도시를 짓는 메가 프로젝트에는 총 5000억달러(약 700조원)가 투입될 전망이다. 2025년 1차 완공, 2030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일각에서는 최종 1200조원이 넘는 돈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네옴시티는 길이 170㎞의 거울로 된 직선 도시 '더라인'(The Line)을 메인으로 바다 위에 떠 있는 지름 7㎞의 해상부유식 첨단산업단지 '옥사곤'(Oxagn), 초대형 산악관광단지 '트로제나'(Trogena) 등 3개 공간으로 구분된다.
어찌 보면 비현실적이지만 우리는 두바이의 성공을 봤다. 사우디의 국내총생산(GDP)은 8000억달러로 아랍에미리트(UAE) GDP의 약 2배다. 사우디가 자신감을 가지는 근거 중 하나일 수 있다.
네옴시티 핵심인 더라인은 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여겨진다. 높이 500m, 너비 200m의 거울벽이 도시 전체를 감싸는 형태다. 롯데월드 같은 빌딩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고 보면 된다. 수직 이동은 엘리베이터로, 수평 이동은 초고속 열차로 이뤄진다.
바다 위 땅을 만든 옥타곤은 네옴시티의 생산을 책임지는 공간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정보기술(IT) 등 과학기술의 전초기지를 만들고 먹거리를 생산하기도 한다.
산악관광단지로 만드는 트로제나는 2029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공간이다. 무더운 사막 지형에 인공 산과 호수를 만들고, 인공 눈으로 스키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영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구상에 네옴시티를 둘러싼 의구심도 나온다. 일단 네옴시티 프로젝트 자체가 빈 살만 체제 유지를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본인의 능력을 과시하는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라인 계획도 비현실적이다. 높이 500m, 너비 200m의 도시에 해가 제대로 들지 의문이다. 인공 숲과 호수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빽빽한 도시를 지나가는 풍압도 문제다. 국내외 건축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장밋빛 미래만을 그리는 국내 산업계를 향한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제2의 중동 붐'이 올 수 있다곤 하나 이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오는 뻔한 말이 됐다. 중동 건설 사업에 나섰다가 수백억원의 손해를 보고 돌아오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
다만, 우리가 기대하는 건 IT 수출이다. 빈 살만은 영화 어벤져스에 나오는 와칸다 같은 도시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IT 수출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기술이다.
네옴시티가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미래 도시 사업에서 레퍼런스를 쌓았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에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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