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라더스가 선택한 시선추적기술 '비주얼캠프'…"내년 매출 100억원 목표"
[인터뷰]박재승 대표 "문해력 진단 소프트웨어 리드, 사업 확대"
시선데이터 기반 사스 플랫폼 기업 목표…"독보적인 기업으로 성장"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는 한국의 시선추적기술 스타트업이 있다. 정보기술(IT)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글로모어워즈 인더스트리 X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CES(국제 IT·가전 전시회)에서 기술혁신상을 2년 연속 받은 기업이다. 시선 추적기술로 세계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박재승 비주얼캠프 대표를 만났다.
12일 서울 서초구 비주얼캠프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박 대표는 "3년 전 실리콘밸리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 워너브라더스가 주목한 기술…국내외 특허만 75개
비주얼캠프는 지난해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사 워너브러더스와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공급 계약을 맺었다. 시선추적기술은 영화 예고편과 포스터 제작에 활용한다.
박 대표는 "시선추적기술은 시청자가 어느 신(scene)에 시선이 머물렀는지 정량의 데이터를 확인하고, 그 부분의 내용으로 이후 영화 제작의 영감을 얻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주얼캠프는 시선 추적 정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한다. 전 세계 최초로 시선추적기술을 스마트폰에 상용화했다. 스마트폰은 화면이 작기 때문에 더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다.
박 대표는 "시선추적과 관련해 75개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면서 "경쟁사가 나오더라도 당사의 원천 기술에 다 걸릴 수 있을 정도"라고 자신했다.
이어 "시선추적 정확도는 1.6도로 경쟁사(3도) 대비 1.5도 정도 더 낮다"면서 "이 기술 수준까지 따라오려면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차범위를 나타내는 시선추적 정확도는 값이 낮을 수록 보다 정교한 측정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 내년 매출 100억원…"디지털 교육 분야에서 성과"
비주얼캠프의 올해 매출액은 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0%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에는 올해의 5배인 100억원 매출을 예상한다.
박 대표는 "리드(Read) 상품이 교육 부문에서 30억~40억원 매출을 낼 것으로 본다"면서 "영상 분석 솔루션 '시소(SeeSo) 랩스'와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에서도 골고루 수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리드'는 시선추적기술을 활용한 문해력 진단·훈련 소프트웨어다. 현재 여러 학교에서 리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교육이 확대되면 회사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리드는 시선추적으로 학생 개개인의 읽기 능력을 가늠할 수 있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에게 최적화된 코스를 배정할 수 있다"면서 "기존에는 학생이 글을 읽는 과정을 교사가 면밀히 관찰해야 했지만, 리드를 이용하면 데이터로 한눈에 문제점을 찾을 수 있어 교사의 부담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드는 학생이 훈련하는 과정에서는 인공지능(AI) 튜터가 제출한 과제 피드백, 읽기 습관 피드백을 맞춤형으로 생성한다"면서 "공교육 현장에서도 1대 1 코칭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구 심인중학교와 효명고등학교에서 리드를 도입했다. 내년에는 디지털 선도학교가 1000개로 늘어난다. 비주얼캠프는 본격적으로 AI 디지털 교육 사업에 뛰어든다.
박 대표는 "내년 디지털 선도학교로 지정되는 학교에 우선 시범사업으로 공급하고 점차 사교육 시장으로 판로를 넓혀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사회의 문제점인 '시력 저하'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도 힘쓴다. 학생들의 시력을 보호할 수 있는 연구를 의료계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영상물 대홍수시대를 거치면서 시력은 나빠지고 있다"면서 "특히 디지털교육이 대세로 간다고 보면 이 문제의 심각성은 걷잡을 수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세브란스 안과팀과 면밀히 협의하고 대안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예를 들면 사용자의 기기 사용 시간 알림으로 강제적으로 휴식하게 하거나, 아이들이 기기를 가까이 대고 보면 영상물이 자동 멈추게 하는 기술이 디지털 교과서에 탑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주얼캠프의 최종 목표는 시선추적기술의 사스(SaaS·Software as a Service) 플랫폼화다. 최종 사용자가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소프트웨어에 온라인으로 접근할 수 있는 형태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구매 방식과 같다.
박 대표는 "세상에 모든 시선데이터를 모으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시선데이터 기반 사스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하려고 한다"면서 "모바일 컴퓨팅시대에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 내고 분석하는 독보적인 시선추적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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