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도 이해해야 좋은 프로그램…알기 쉬운 화면이 개발 핵심"

[인터뷰]'22년차 개발자' 유혜경 이테크시스템 수석
"시각화 작업 굉장히 중요…친절한 화면 구성 필요"

유혜경 에티버스그룹 이테크시스템 수석 연구원(에티버스 제공)

"일부 개발자는 나름대로의 로직(논리)대로만 개발을 하려고 해요. 자존심이죠. 사용자가 '이게 뭐지?'하고 물음이 들지 않도록 친철하게 UI(사용자가 보는 화면)를 만드는 게 필요합니다"팬데믹 시대가 부른 개발자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인공지능) 시대가 열리면서 개발자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22년차 경력의 1세대 여성 개발자인 유혜경 에티버스 그룹(통합 IT 솔루션 기업) 이테크시스템 클라우드 사업본부 수석 연구원(45)은 이달 8일 서울 중구 남창동 에티버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개발은 시각화 작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개발 입문자·초보 개발자들에게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이용자가 불편해하지 않도록 UI를 구성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유혜경 수석은 "경험이 많지 않은 개발자들은 사용자가 기술을 쓰기 위해 (해당 기술을) 자세히 숙지해야 한다는 경향이 있다"며 "(개발 과정에서) 기본적인 '툴팁'(tool tip·마우스를 특정 요소에 갖다댔을 때 뜨는 정보) 작업도 없어서 유저가 A메뉴에서 B메뉴로 가기까지 여러 페이지를 이동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유혜경 에티버스그룹 이테크시스템 수석 연구원(에티버스 제공)

유 수석의 사용자 중심 개발 철학은 20여 년의 B2B(기업 간 거래) 개발 커리어와 맞닿아 있다. 2002년 개발자로 첫발을 뗀 커리어는 SI(시스템 통합)·가상화를 포함한 두 가지로 요약된다. 피부로 와닿기 힘든 IT 기술을 고객사에 쉽게 설명하는데 공을 들였고, 시각화 중심 가치관을 갖게 됐다.

현재는 에티버스 그룹 산하 이테크시스템 클라우드 사업본부에서 △클라우드 서버 모니터링 솔루션 '왓칭온' △시각화 자동 빌링(계산) 솔루션 '빌링온' △가상화 기술 지원 솔루션 '브이랩온' 개발을 이끌고 있다.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로 AWS(아마존웹서비스)를 택한 고객사가 편히 클라우드를 쓸 수 있도록 컨설팅·인프라·운영 관리를 돕는 일명 MSP(클라우드 서비스 관리) 일환이다.

클라우드를 스마트폰에 비유한다면 CSP는 삼성전자(005930)·애플 같은 제조사고, MSP는 소비자가 휴대전화를 잘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앱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그는 "고객들은 보통 AWS 포털 같은 외부 사이트를 통해 (클라우드 사용) 비용 확인을 어려워한다"며 "자사 포털을 통해 네트워크(NW) 트래픽 등 비용이 얼마나 나오는지 쉽게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할아버지가 UI만 보고도 (어떤 기술인지) 알 수 있는 개발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유 수석은 개발자의 중요 자세로 '데이터맵(지도) 이해'를 꼽기도 했다. 특정 서비스에 들어간 여러 데이터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흐름을 명확하게 짚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데이터는 트리(나무) 형태 관계도가 될 수도 있고 복잡하다"며 "한눈에 볼 수 있는 계층형 구조의 UI를 개발하고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이테크시스템 클라우드 사업부 매출은 300억원 이상을 넘기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