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해외 진출 본격화…"동남아·유럽 노린다"

KT 동남아 시장에 초거대 AI '믿음' 확산…SKT 유럽 공략
빅테크 기업 종속 우려에 국가별 자체 LLM 구축 움직임

KT AI2XL 연구소 배순민 소장이 지난해 11월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KT AI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초거대 AI '믿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KT 제공) 2022.11.16/뉴스1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초거대 인공지능(AI)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에 본격 나섰다. 기술 주권을 확보하려는 일명 '소버린(sovereign) AI' 움직임 속에서 초거대 AI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유럽,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23일 IT 업계에 따르면 KT(030200)와 SK텔레콤(017670)은 최근 해외 시장 진출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KT는 태국을 시작으로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다. 우선 태국 대표 정보통신 기업 '자스민'(Jasmine) 그룹과 함께 KT가 개발 중인 초거대 AI '믿음'(MIDEUM)을 활용해 태국어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한다. 앞서 KT는 자스민 그룹과 IPTV 및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분야에서 협력한 전례가 있다.

KT는 이달 말 믿음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출시 이전부터 해외 진출 계획을 발표하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KT 관계자는 "국내 AI가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며 "전세계 AI 테크 리더십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중심의 구도에서 대한민국이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KT는 내년 상반기 자스민 그룹의 자회사가 추진하는 신규 IDC에 그래픽처리장치(GPU) 팜을 구축하고 하반기부터는 태국어 전용 LLM을 개발한다.

최근 AI 시장에서는 소버린 전략이 화두다. 빅테크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기술 주권을 갖기 위해 국가별로 자체 언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LLM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GPT-3 등은 영어권 학습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정치, 사회, 문화적 맥락을 반영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또 초거대 AI 시장에서도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초거대 AI 상용화에 성공한 것으로 손꼽히는 국내 기업들은 입지 선점에 나섰다.

유영상 SKT 대표가 지난달 26일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다. SKT는 이날 "과거 5년간 12% 규모였던 AI 관련 투자 비중을 향후 5년간 33%로 3배 확대해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SKT 제공) 2023.9.26/뉴스1

SK텔레콤은 유럽 시장 공략을 시작으로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통신사 특화 LLM을 개발한다.

특히 앤트로픽,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해 독일어, 영어, 한국어 등을 포괄하는 통신사 특화 다국어 LLM을 개발해 내년 1분기에 공개한다.

이를 기반으로 유럽, 아시아, 중동 등 전세계 통신사들이 콜센터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SK텔레콤이 지난 7월에 결성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동맹의 첫 구체적 성과다. 동맹에는 도이치텔레콤을 비롯해 싱가포르의 싱텔과 중동의 이앤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들과도 AI 협력을 논의 중이다.

네이버(035420) 또한 최근 도이치텔레콤과 만나 AI 협력을 논의했다. 이달 20일 네이버는 도이치텔레콤과 첫 미팅을 갖고 하이퍼클로바X 등 기술을 소개했다.

g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