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 지휘 카카오 배재현 투자총괄 구속…엔터 사업 빨간불

'시세조종 의혹' 배재현 투자총괄에 구속영장 발부
'사법 리스크'에 양측 '해외 공략' 차질 가능성 제기

주가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1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0.1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이기범 기자 = 올해초 '한솥밥 식구'가 된 카카오(035720)와 SM(041510)의 협력 사업에 빨간불이 커졌다. SM 경영권 인수 분쟁 과정에서 주가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재현 투자총괄대표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증거 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혐의를 받는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강모씨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이모씨는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13일 이들 3명을 상대로 서울남부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남부지검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당시 경쟁 상대방인 하이브엔터테인먼트가 주당 12만원에 SM엔터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서자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 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식 시세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 가격 이상으로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본인이나 특별 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 합계가 발행주식 등의 5% 이상이 되면 5영업일 이내에 금융위원회 등에 보고해야 한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이번 사법 리스크로 카카오와 SM의 해외 진출 전략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위 조사가 집중되며 경영진의 리소스가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NCT(엔씨티)·라이즈 등 SM 인기 아티스트를 내세워 글로벌 진출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월에는 엔터테인먼트(연예) 산업의 중심으로 꼽히는 북미에서 통합 법인을 출범했다.

SM이 보유한 글로벌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음원제작 역량과 카카오엔터가 가진 음원 유통 네트워크(NW)·멀티 레이블 시스템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엔터 산업의 중심인 북미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또 통합 법인을 중심으로 유명 아이돌 그룹 에스파(SM)·아이브(카카오엔터 산하 스타쉽) 같은 소속 아티스트의 북미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법인에 기존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 SM엔터테인먼트 USA 법인 역할 역시 통합된다.

해외 매출이 60%에 달하는 SM엔터는 카카오의 과제인 '비욘드 코리아'(한국을 넘어') 실현을 위해 중요한 파트너다. 카카오는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은 30%까지 늘려 '내수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게 목표다.

이 목표 아래 카카오는 지난해 해외 매출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고, 해외 매출 비중(19.7%)은 전년(10.3%)대비 1년 만에 9.4%포인트(p)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 자체의 고충도 커질 것으로 본다. 지난해 영업손실 138억원을 기록해 7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엔터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올해 6월 경력 10년 이상 고연차 직원의 이직·전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넥스트 챕터'를 진행했다. 또 4월 타파스엔터테인먼트의 국내 법인 타파스코리아를 청산했다.

수사 칼날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으로 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감원 특사경은 8월 김범수 센터장의 판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