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에스파 '위버스'로…K팝 팬덤 플랫폼 판도 변화

SM 아티스트 13팀 위버스 커뮤니티 합류
디어유 '버블' 입점 그대로…일본 현지앱 연내 론칭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지난해 엔씨소프트(036570)의 퇴장으로 국내 K팝 팬덤 플랫폼 시장이 하이브(352820)와 SM엔터테인먼트(041510) 2강 체제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두 회사는 외형적 협업을 꾀하면서도 자체 역량을 기반으로 한 독자 노선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 계열 팬 플랫폼 '위버스'는 이달 SM과 협력해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대거 확보했다. SM 가수 13팀이 12일 자체 팬 서비스 '광야클럽'을 떠나 '위버스'에 합류했다.

하이브가 올해 3월 'SM 인수전'에서 빠지는 조건으로 카카오(035720)와 플랫폼 간 협력을 약속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강타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엑소 △레드벨벳 △에스파 △NCT 127 △NCT 드림 △WayV △에스파 △라이즈가 위버스 커뮤니티에 둥지를 틀었다. 앨범과 공식 굿즈를 살 수 있는 커머스(상거래) 플랫폼 '위버스샵'에도 입점했다.

SM 아티스트 13팀, 위버스 커뮤니티 입점 (위버스 제공)

위버스는 SM과의 협력뿐만 아니라 자체 서비스 개선도 집중한다. 팬이 직접 굿즈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위버스 바이팬즈' 서비스를 이달 중 출시하고 실시간 번역 품질 또한 높인다.

SM 가수들은 디어유(SM 계열) 프라이빗 메신저 팬덤 플랫폼 '버블'에도 잔류한다. 업계는 버블이 위버스와 결이 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본다.

'위버스'는 △굿즈 판매 △라이브 방송 △콘서트 스트리밍 △사진·영상 같은 미디어 콘텐츠를 지원하며 슈퍼앱(Supper App·종합앱) 전략을 펼친다. 반면 디어유 '버블'은 연예인과 팬 간 1:1 채팅 서비스가 중심이다.

비즈니스 모델(BM)이 크게 겹치지 않는 만큼, SM 가수가 위버스에 입접해도 '버블'은 타격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버블 역시 SM 신인 보이그룹 '라이즈'와 다른 아티스트를 품고 서비스를 개선해 최근 성장세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실제 디어유는 지난해 12월 엔씨소프트 팬 플랫폼 '유니버스'의 아티스트 IP(지적 재산권)를 양도 받고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기존 입점한 아티스트들의 팬덤 확장도 큰 보탬이 됐다.

SM 계열사 디어유가 운영하는 '버블' (버블 앱 갈무리)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3% 증가한 67억4700만원이었다. 이 시기 평균 버블 구독 수(225만명)는 전 분기 대비 10% 올랐다. 구독 수 증가분(약 20만명) 중 45%는 유니버스 입점에 따른 것이었다. 나머지 55%는 기존 입점 IP의 팬덤 확장 덕이다.

디어유는 글로벌 시장 입지도 강화할 예정이다. 일본 팬 플랫폼 사업자 '엠업홀딩스'와 협업해 '버블 포 재팬'를 현지에서 연내 출시한다. 이 플랫폼은 일본 인기 아티스트들이 입점하는 형태다. '아티스트 손글씨'와 '이모티콘' 같은 유료 아이템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유료 소통·콘텐츠를 바라보는 심리적 장벽이 낮다"며 "또 버블은 멤버별 서비스라 이용자 1명이 여러 명을 구독하기 때문에 구독수 증가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