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남국, 2억 있다던 '지갑'에 3억원 넘게 보유…'재산 축소' 논란
입장문서 "현재 가상자산 9.1억원 보유"…실제로는 10억원 넘어
개인 지갑 조회하니 3억원 이상 보유…입장문 '캡처본'서 일부 내역 '누락'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60억 코인 보유설'에 휘말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상자산 지갑 '클립' 주소가 간접적으로 드러난 가운데, 해당 지갑에 그가 공개한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이 들어있어 의도적으로 축소 신고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8일 입장문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약 7억원,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 지갑 클립에 약 2억1000만원이 들어있어 총 9억1000여만원 규모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날 가상자산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그의 클립 지갑에는 약 3억원어치 가상자산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빗썸에 보관된 가상자산과 합하면 약 10억원치로, 그가 처음 밝혔던 9억1000여만원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그가 입장문에 첨부한 토큰 보유 현황 캡처(갈무리) 내역에서 일부 토큰이 '누락'됐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보유 규모를 의도적으로 줄였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남국 지갑, 어떻게 찾았나
김 의원이 공개한 입장문에는 그가 2022년 1월 20일 클립 지갑을 생성했다는 캡처(갈무리) 이미지가 첨부됐다. 또 현재 그가 클립에 A토큰 1억3600여만원어치와 B토큰 5819원어치, C토큰 53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보유 현황 이미지도 공개됐다. 김 의원은 토큰 이름은 지워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그가 보유한 클립 지갑의 주소를 추정할 수 있다. 클립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하는 지갑이므로 클레이튼 블록체인 탐색기에서 모든 지갑 주소 및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누구나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클레이튼 블록체인 탐색기 클레이튼스코프에 따르면 2022년 1월 20일을 전후로 생성된 지갑 중 8일 기준 1억3600여만원어치 클레이(KLAY), 5819원어치 KSP토큰, 53원어치 DICE 토큰을 보유한 지갑이 있다.
1월 20일을 전후로 생성된 나머지 지갑 중에선 그만한 금액을 보유한 지갑이 없기 때문에 위 지갑이 김 의원의 지갑이라는 사실을 가늠할 수 있다.
◇'클립 지갑'에 3억원 넘게 보유…2억원으로 줄여 공개
해당 지갑 주소를 지갑 조회 사이트 '블루웨일(Bluewhale)'에 입력하면 10일 기준 총 3억5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보유했음을 알 수 있다.
블루웨일 사이트의 특징은 클레이튼 블록체인 탐색기 '클레이튼스코프'에도 뜨지 않는 자산까지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클레이스왑'에 예치돼 있는 자산까지 보이기 때문이다.
당초 김 의원이 공개한 입장문에선 1억3600만원어치 A토큰, 5819원어치 B토큰, 53원어치 C토큰이 보관된 '클립' 화면을 캡처한 내역이 있었다.
또 7600만원 가량의 토큰을 예치한 캡처 내역이 있었다. 이는 '클레이스왑'에 예치된 토큰들 일부의 달러 환산액을 캡처한 화면이다. 이를 클립 화면에 있는 금액과 합하면 2억1000여만원 정도다. 빗썸 지갑에 있는 7억원과 합하면 그가 밝힌 총 가상자산 규모 9억 1000여만원이 된다.
그런데 김 의원의 클립 지갑에는 그의 캡처본에서 누락된 4600만원가량의 클레이페이(KP)토큰이 추가로 있었다. 클립에 보관된 토큰 내역에서 아래 부분을 누락하고 캡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그가 캡처한 토큰 예치 내역에도 KSP 토큰 예치 금액 등이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블루웨일 지갑 조회에 따르면 김 의원은 6500만원치 KSP 토큰을 보유 중이다. 이 6500만원치 KSP 토큰은 클레이스왑 내 여러 '유동성 풀'에 예치돼 있어, 그중 일부 유동성 풀에 예치된 KSP 토큰 내역이 캡처본에서 누락됐다.
아울러 그는 클레이스왑에 MKC 토큰, GHUB토큰, BOMUL 토큰 등 수많은 가상자산을 예치하고 이에 따른 보상을 받고 있다. 그중 일부 예치 내역만 캡처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를 종합하면 △KP토큰 보유량 △클레이스왑 내 일부 예치 자산 등이 그가 공개한 캡처본에서 누락되면서 금액의 차이가 발생했다. 실제 그는 클립에 3억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 중이나 그중 2억1000여만원가량만 공개한 것이다.
따라서 김 의원이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규모는 앞서 밝힌 9억1000여만원이 아닌 1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위믹스도 '130만개 보유설'…60억 아닌 87억원가량 보유
한편 전날 가상자산 커뮤니티 '변창호 코인사관학교'는 김 의원의 클립 지갑 거래내역을 분석, 그가 당초 알려진 위믹스 80만여개가 아닌 130만여개를 보유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60억원어치가 아닌 87억원 상당이다.
김 의원 클립에는 빗썸으로부터 지난해 1월 21일 세 차례에 걸쳐 위믹스 42만여개가 입금됐다. 당시 위믹스 가격은 개당 6300원 수준으로, 총 26억5000여만원 규모다.
또 김 의원 클립에서 가상자산을 송금한 지갑 주소를 살펴보면 그의 업비트 지갑 주소가 나온다. 해당 업비트 지갑에는 빗썸으로부터 지난해 2월과 3월 수차례에 걸쳐 약 85만5000여개 위믹스가 입금됐다. 개인 지갑으로부터 입금된 위믹스 4만3000여개도 있었다. 당시 시세로 계산하면 60억원 이상 규모다.
이를 종합하면 김 의원이 당시 87억원 상당 위믹스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당초 알려진 80만개가 아닌, 130만여개 위믹스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hyun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