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패배자 양산할 것"…구글 딥마인드 창업자의 섬뜩한 경고

포럼서 연설한 술레이만…"10년내 사무직 바뀐다"
"심각한 사회 동요 발생"…대안으로 기본소득 제안

구글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한 무스타파 술레이만(38) 인플렉션AI 최고경영자(CEO) (트위터 'mustafasuleymn' 갈무리)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사무직 근로자를 위협하고 향후 10년간 패배자를 양산해 낼 것이란 섬뜩한 경고가 업계 거물의 입에서 나왔다.

영국 AI 스타트업 '구글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한 무스타파 술레이만(38) 인플렉션AI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싱가포르투자청(GIC) 주최로 열린 브릿지포럼(Bridge Forum)에 연사로 참석해 이같이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술레이만은 "의심할 여지 없이 사무직 업무 상당수는 향후 5~10년 이내에 매우 달라져 심각할 만큼 많은 패배자가 생겨날 예정"이라며 "그들은 매우 불행해지고 심히 동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월가의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지난 3월 보고서를 내고 AI 기술을 산업 전반에 도입하면 최대 3억개의 일자리가 자동화되는 등 노동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기술이 생산성을 대폭 향상해 향후 10년 동안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을 연간 7%, 7조달러(약 9200억원)씩 높이는 대신 상당수 사무직종을 위협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술레이만은 각국 정부가 일자리를 잃게 될 사람들을 어떻게 지원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보편적 기본소득'을 해결책으로 제안했다. 그는 "물질적 보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정치적, 경제적 조치를 진지하게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술레이만은 2010년 딥마인드를 공동으로 창업해 AI 기계학습을 연구했다. 이후 딥마인드는 2014년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에 전격 인수됐다.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시 매각 대금만 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글은 딥마인드를 통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부터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람다(LaMDA)와 PaLM(팜) 등을 잇달아 개발했다. 술레이만은 람다를 구글 검색 서비스에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다 지난해 술레이만은 구글 딥마인드를 퇴사한 뒤 링크드인 설립자 리드 호프먼과 함께 AI 챗봇 개발사인 인플렉션AI를 설립했다. 최근 6억7500만달러(약 8900억원) 상당의 투자금 유치에 성공한 인플렉션AI는 지난 2일 사용자와의 정서적 교감에 초점을 맞춘 AI챗봇 '파이(Pi)'를 출시했다.

술레이만은 이날 람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린 챗GPT가 있기 1년 반 전에도 챗GPT(람다)를 갖고 있었다"며 "챗GPT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고 실망을 넘어 좌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선보인 파이를 염두에 둔 듯 "지난 10년은 분류와 정의에 의해 (AI 기술이) 규정됐다면 이제는 상호작용에 주목해야 한다. 형식이란 경직성은 사라지고 모든 게 더욱 역동적이고 개인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