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개구리"…3주새 5만배 뛴 밈 코인 '페페' 열풍

지난달 중순 발행돼 3주 만에 바이낸스 입성…초기 투자자 500만% 수익
기술력 대신 커뮤니티로 돌아가는 '밈 코인'…소수에 물량 몰려 '투자 주의'

출처=페페코인 트위터(Pepecoin twitter)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도지코인, 시바이누에 이어 또 한 번 '밈 코인' 열풍이 불고 있다. 이번엔 강아지 캐릭터가 아닌 개구리 '페페'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페페 코인'이다.

밈 코인이란 특별한 기술력 없이 커뮤니티만으로 돌아가는 가상자산을 말한다. 블록체인 메인넷의 기축통화로 쓰이는 가상자산이나, 게임 등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에서 쓰이는 유틸리티토큰과 대조된다. 해당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은 선발주자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력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반면 도지코인(DOGE), 시바이누(SHIB) 같은 밈 코인 프로젝트들은 커뮤니티가 확장되며 코인의 활용성이 늘어나고, 코인 가격도 오르는 구조다. 그만큼 뚜렷한 기술력이 없어 위험성이 높다. 이에 신흥 밈 코인으로 등장한 페페코인도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주 전 산 투자자 500만% 수익…무서운 상승세

8일 오전 8시 50분 코인마켓캡 '밈 코인' 페페코인(PEPE)의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12% 오른 0.0000028달러를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페페코인의 시가총액 규모다. 지난달 중순 처음 발행된 페페코인은 지난 5일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 상장, 발행 3주 만에 시가총액 규모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3주 간 페페코인 시가총액 규모 추이. 코인마켓캡 갈무리

지난 6일에는 시가총액 규모 16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는 가격 하락으로 11억달러 수준이지만, 발행 시점으로부터 3주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장 속도다. 전 세계 가상자산 중 시가총액 규모로 44위까지 올라섰다.

특히 발행 초기 페페코인을 사들인 한 투자자는 500만%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아르캄(Arkham)에 따르면 한 투자자는 3주 전 탈중앙화 거래소(DEX) 유니스왑에서 263달러치 페페코인을 매수했다.

이후 페페코인 가격 및 시가총액 규모가 급등하면서 해당 투자자는 500만%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그는 380만달러치 페페코인을 매도했음에도 불구, 여전히 900만달러 규모 페페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63달러로 사들인 페페코인이 1280만달러 가치를 가지게 됐으므로 이를 추산하면 상승률은 500%에 달한다.

◇지갑 5개에 '9조'개 코인 몰려…투자 주의보

급등세를 보인 만큼 페페코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밈 코인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페페코인은 지난달 중순 '페페 더 프로그' 캐릭터를 콘셉트로 발행됐다. 페페 더 프로그는 그동안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 이모티콘 형태로 많이 쓰이던 캐릭터로, 페페를 콘셉트로 한 다른 밈 코인들도 이전에 발행된 바 있다. 이전에 발행된 다른 코인들과 마찬가지로, 페페코인 역시 캐릭터 원작자 또는 지식재산권(IP)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특별한 특징이 없던 페페코인이 갑자기 급등하게 된 까닭은 트위터를 중심으로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페페코인 발행 직후 트위터에서는 한 투자자가 250달러 상당의 이더리움(ETH)을 무려 5조 9000억개의 페페코인으로 교환한 거래 기록 게시물이 인기를 끌었다.

이에 페페코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페페코인 가격도 급상승, 발행 사흘 만에 4500배 상승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더 불어났고 발행 3주 만에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 입성하기에 이르렀다.

초기 페페코인 가격이 '제로(0)'에 가까웠던 만큼, 트위터 상 인기에 일찌감치 페페코인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수천만개의 페페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에는 주의가 따른다. 소수의 투자자가 많은 물량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해당 투자자들의 매도로 가격이 한 번에 떨어질 수 있어서다.

블록체인 데이터 애널리스트 룩온체인에 따르면 페페코인 발행 지갑으로부터 토큰을 받은 최초 보유 지갑 5개에 8조8700억개에 달하는 페페코인이 보관돼 있다. 발행에 든 비용은 단돈 385달러였다고 룩온체인 측은 밝혔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