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마켓서 노트북 계약하고 돌연 '변심'…계약금 못 받는다"

#20대 대학생 '변덕이'는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 '오이마켓'에서 '안달이'로부터 유명 제조사 노트북을 30만원에 사려고 계약금 1만원을 넣고 마음이 바뀌었다. 다른 플랫폼에 올라온 더 저렴한 노트북을 봤기 때문. 하지만 거래자는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최근 당근마켓 같은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이용이 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같은 고민이 늘고 있다. 모범답안은 '계약은 해지할 수 있지만 이미 보낸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이다. 문자 메시지를 통해 성사된 거래여도, 양측이 매매계약을 맺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전자문서·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와 함께 이처럼 애매한 전자 상거래 분쟁 사례의 해결방안을 제시한 가이드북을 17일 최초 발간했다. 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 등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 3곳의 연간 거래 규모가 약7조원일 정도로, C2C 시장이 커진 점에 주목한 것.

지난해 위원회에 접수된 개인 간 거래 분쟁신청 건수는 4200건으로 전년(4177건)대비 약 1% 증가했다. △의류·신발(15.2%) △휴대폰·통신기기(13.2%) △가전/영상·음향기기(12.3%) △잡화(9.8%) △컴퓨터 및 주변기기(9.1%) 순으로 국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에서 분쟁이 주로 발생했다.

이번 가이드북에는 주요 유형별 분쟁 사례·개인 간 전자거래 분쟁예방법 뿐만 아니라 중고거래 금지 품목도 소개됐다.

대표적인 물품은 △영업 신고 없이 개인이 만든 식품 △포장을 이미 뜯은 식품 △주류(무알코올 포함) △건강기능식품 △한약 및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샘플 △수제 비누·향초 △종량제 봉투 △도수 있는 렌즈 또는 안경 △반려동물 △곤충 △헌혈증 등이다.

현재 KISA는 전자문서·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사업자·개인 간(B2C) △사업자·사업자 간(B2B) △개인·개인 간(C2C) 분쟁 등 모든 이해관계자 간 분쟁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상담·조정이 필요한 경우 국번없이 118로 전화를 걸면 된다.

이번 가이드북은 전자문서·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 누리집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홍규 KISA 전자문서·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은 "중고거래 이용자뿐만 아니라 사업자·유관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이를 공유함으로써 개인 간 전자거래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