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페이코인 상장은 '국내 영업' 덕분…상장 이유 사라져 폐지 결정"
"거래 지원 개시할 당시 사실관계에 '중대한 변경' 생겨"
"페이코인은 국내 영업이 99%…해외 영업 실체 없다"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페이코인 발행사 페이프로토콜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을 상대로 거래 지원 종료(상장 폐지)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가운데, 빗썸 측은 페이코인이 해외 영업을 하더라도 당초 거래 지원(상장) 사유였던 '국내 영업'이 중단됐으므로 상장 폐지는 정당하다고 밝혔다.
12일 페이프로토콜AG가 빗썸을 상대로 낸 가처분신청 심문에서 빗썸 측 변호인단은 "거래 지원을 개시할 때 사실관계가 됐던 부분에 '중대한 변경'이 생겼다"며 "금융당국의 불수리 결정 자체만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빗썸을 비롯해 5대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가 속한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DAXA)는 페이코인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변경신고를 수리받지 못했고, 이에 따라 프로젝트가 존속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를 근거로 닥사는 거래 지원 종료 결정을 내렸다. 거래 종료일은 오는 14일이다.
페이프로토콜은 해외 영업을 여전히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존속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의 제재로 국내 영업은 잠정 중단했지만 해외 영업을 할 수 있고, 이 같은 점을 거래소 측에 소명했음에도 상장 폐지가 결정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거래소 측은 해외 영업의 실체가 없는데다, 해외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소명에도 프로젝트의 존속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빗썸 측 변호인단은 "페이코인은 애초에 국내 영업으로 시작했고 해외 영업의 실체나 구체적인 내용 없이 계획만 있다. 국내 영업의 비중이 99%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은 국내 영업 없이 해외 영업만 하는데도 거래가 되고 있다는 페이프로토콜의 주장도 반박했다. 빗썸 측 변호인단은 "해당 프로젝트들은 상장 때부터 해외 영업을 근거로 거래 지원됐던 코인들"이라며 "페이코인은 국내 영업을 근거로 거래 지원을 했고, 뒤늦게 해외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라 다른 프로젝트들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빗썸에 따르면 닥사는 페이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이후 세 가지를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3개월 안에 실명계좌를 확보할 것 △계좌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해외 영업에서 수익이 날 수 있다는 것 증명할 것 △해외 영업을 하지 못한다면 지금 사업구조 외 다른 비즈니스 모델 제시할 것 등이다.
페이프로토콜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거래업자 변경신고 불수리 통보를 받은 이유는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페이프로토콜의 사업구조상 계좌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요청한 바 있다. 이를 참고해 빗썸을 비롯한 거래소들은 위 세 가지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빗썸 측 변호인단은 "페이코인은 세 가지 중 어느 것도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거래 지원이 종료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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