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인사기 연루' 가상자산사업자, '리브랜딩' 탈쓰고 버젓이 신사업

베이직, 디파이 서비스 수사 중 리브랜딩…FIU 신고 사업과 달라

빗썸 베이직 차트. 빗썸 캡처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 사기 및 시세 조작에 연루된 가상자산사업자(VASP) 업체가 '리브랜딩'과 함께 또 다른 사업을 벌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신규 사업, FIU 신고 내용과 '딴 판'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된 베이직리서치(가상자산 프로젝트명 베이직)는 올해 초 사업을 리브랜딩하겠다고 발표한 후 새로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베이직이 가상자산 공시 사이트 쟁글에 올린 리브랜딩 공지에 따르면 베이직은 1분기 내에 리브랜딩 백서를 공시하고, 프로젝트의 구조를 변경할 예정이다. 또 2분기에는 리브랜딩을 완료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공시 사이트 쟁글에 올라온 베이직의 2023년 로드맵 공시. 1분기 내 '리브랜딩' 예정이다. 쟁글 캡처

1분기가 20여일 남았으나 아직 리브랜딩 백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단, 베이직은 1분기 내에 리브랜딩과 함께 현물 및 선물 거래소에 솔루션을 납품하겠다는 계획도 내세웠다.

이는 베이직이 FIU에 신고한 내용과 다르다. 베이직은 FIU에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자, 즉 '커스터디(수탁) 사업자로 신고를 완료했다. 홈페이지에는 '가장 안전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솔루션'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보관·관리업자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받은 내용도 쟁글에 공시했다.

그러나 가상자산사업자 공시 이후 쟁글에 올라온 다음 공시는 리브랜딩 관련 공시다. 베이직이 리브랜딩과 함께 시작하겠다고 한 사업은 거래소 솔루션 납품으로, FIU에 신고한 사업인 커스터디와 완전히 다른 사업이다.

이와 관련해 베이직 측은 글로벌 가상자산 프로젝트로 운영되는 '베이직'과 FIU에 신고한 '베이직리서치'는 다른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글로벌 프로젝트인 베이직은 케이먼제도 법인인 '볼트 글로벌 캐피탈'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고, 베이직리서치는 국내 법인으로서 커스터디를 비롯한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기는 힘들다. 쟁글은 물론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베이직 토큰이 상장된 주요 거래소에는 베이직 프로젝트의 웹사이트가 '베이직리서치'의 웹사이트로 연결된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연결되는 베이직의 웹사이트는 베이직리서치의 웹사이트다. 베이직 측은 두 기업이 다른 주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해당 입장과 모순되는 대목이다.

또 베이직 프로젝트의 공시와 베이직리서치의 공시가 모두 같은 채널에 올라오고 있다. 두 기업이 다르다는 것을 구분짓기 힘든 상황에서 FIU에 신고한 내용과 전혀 다른 신규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상자산 공시 사이트 쟁글에 올라온 베이직의 공시 목록. 베이직리서치 관련 공시와 베이직 관련 공시가 섞여 올라오고 있다. 쟁글 캡처

베이직 프로젝트와 베이직리서치를 구분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두 기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모 씨다. 김모 씨는 베이직 설립자이자 베이직리서치 대표이사다. FIU에 신고된 베이직리서치의 대표이사도 김모 씨다.

이에 대해 베이직 측은 "베이직과 베이직리서치는 지분 관계가 없지만, 유일한 접점인 특수관계인 김**이 있다"고 일부 시인하면서도 "김**은 3월 내로 베이직리서치의 임직원 및 주주 자리에서 내려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이 베이직리서치 임직원에서 물러나면 베이직리서치는 완벽히 독립적인 법인이 되고, 베이직 토큰의 발행이나 운영에 관해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베이직 이전 서비스 'BCDC' 수사 중 '리브랜딩'

김 씨는 현재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프로젝트 'BCDC'와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다. BCDC는 베이직 토큰(BASIC)을 스테이킹(예치)하고 이자로 BCDC 토큰을 얻는 베이직의 디파이 서비스로, 베이직은 지난해 5월 갑작스레 BCDC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당시 베이직 측은 "한정된 리소스 안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 BCDC는 사업을 종료한다"며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쟁글에 올라온 BCDC 서비스 종료 공시. 쟁글 캡처

서비스 종료 당시 BCDC 투자자들이 투자금 환불을 요구하자, 베이직은 투자금을 베이직 토큰(BASIC)으로 환불해주겠다며 불합리한 토큰 교환 비율을 내세웠다. 또 BCDC 서비스 개발을 맡긴 외주 개발 업체에게는 개발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투자자 4명과 개발 업체가 함께 소송을 진행했다.

단, 김 씨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김 씨는 "형사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행위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BCDC 개발을 맡긴 A씨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씨는 BCDC 서비스를 종료시켜버린 것도 A씨의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개발 업체를 이끄는 A씨에게 BCDC 플랫폼 개발을 맡겼는데, A씨가 서비스를 종료해버려 BCDC 서비스를 끝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김 씨가 서버 비용을 비롯한 일체 개발비를 주지 않아 BCDC 플랫폼을 유지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 씨 역시 A씨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고소했으나, 최근 A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수상한 프로젝트, 여전히 진행 중…FIU '예의주시'

그렇다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수상한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규제할 방법은 없을까.

현재 FIU는 코인마켓 거래소를 대상으로 종합검사에 나선 상태다. 다음 타자는 커스터디 업자, 지갑서비스 업자 등이다.

이 중에서도 FIU는 가상자산 금융, 자산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보관을 비롯해 '금융 서비스'를 표방하는 베이직리서치도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FIU는 종합검사에서 특금법상 의무 이행 사항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감독한다. 신고한 영업행위와 다른 사업을 하면서 가상자산사업자 지위를 다른 사업에 이용한다면 이 역시 문제될 수 있다.

베이직 토큰이 상장된 거래소들은 주기적으로 상장 종목들을 모니터링한다는 입장이다. 베이직이 상장된 국내 주요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가상자산을 다방면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후 및 반론보도][단독]'코인사기 연루' 가상자산사업자, '리브랜딩' 탈쓰고 버젓이 신사업 기사 관련

본보는 지난 3월14일자 [단독]'코인사기 연루' 가상자산사업자, '리브랜딩' 탈쓰고 버젓이 신사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가상자산 사기 및 시세조작에 연루되어 수사중인 업체가 신고되지 않은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김씨가 있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강남경찰서의 수사 결과 BCDC를 폐쇄한 자는 고소를 한 사람임이 밝혀졌고 김씨는 BCDC 폐쇄로 인해서 해를 보았음에도 투자자들에게 보상 합의를 한 것이 확인되었다는 이유로 지난 2023년 4월4일자로 불송치 결정을 받아 이를 알려드립니다.

김씨는 "위 불송치 결정으로 코인 사기와 연루되었다는 의혹도 해소가 되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