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페이 등 힘 합치는 삼성-네이버…글로벌 빅테크 대항마 될까
챗GPT로 각광 받는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맞손'
애플페이 상륙에 '맞불작전'…스마트빌딩·5G 등 동맹 강화
- 정은지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한 삼성과 네이버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전세계적인 챗GPT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AI반도체는 물론이고 스마트빌딩, 5G 특화망 등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애플페이'의 국내 등장으로 지각 변동을 예고한 '간편결제' 시장에서도 동맹을 강화한다.
◇ 챗GPT가 앞당긴 AI 반도체 시계…삼성-네이버 힘 합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AI 시스템의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개발 초기부터 실제 초대규모AI 환경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사항들을 고려한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협력의 골자다.
특히 최근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 열풍으로 저전력·고효율인 AI 번영 반도체 솔루션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솔루션 개발을 위해 힘을 합치고 AI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융복합을 통해 메모리 병목현상을 극복하고, 초대규모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운용하면서 학습이 완료된 초대규모 AI 모델에서 불필요한 파라미터를 제거하거나, 파라미터 간 가중치를 단순하게 조정하는 경량화 알고리즘을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에 최적화해 초대규모 AI의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HBM-PIM, CXL 등 고성능 컴퓨팅을 지원하는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확산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협력한다.
◇애플페이 국내 상륙 맞불 놓는 '페이 동맹'
삼성과 네이버는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에 앞서 '간편결제' 동맹을 구축하며 온·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시너지를 모색한다. 오프라인·온라인 결제 시장 강자가 맞손을 잡은 것은 이례적이다.
상반기 삼성페이는 온라인으로, 네이버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다.
이에 따라 삼성페이 이용자는 55만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서 바로 온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또 네이버페이 유저는 삼성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300만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스마트폰을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단말기에 갖다대면 물건을 살 수 있다.
가입자 약 3150만명을 보유한 네이버페이는 오프라인 결제시 QR코드 또는 바코드 방식을 거쳐야만 해 불편이 컸다. 또 현장 결제가 가능한 곳은 서울시 제로페이 가맹점과 전국 약 10만개 가맹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네이버페이가 2018년부터 오프라인 결제를 시작했지만, 시장에서 안착하지 못한 이유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오프라인 부문 1위·온라인 1위 업체의 협업은 애플페이 견제 목적이 강하다. 양측은 애플과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국내 출시를 공식화한 지 약 2주 만에 동맹을 발표했다.
◇5G·스마트빌딩 등 '미래사업'에서도 밀착
네이버와 삼성은 '미래사업’ 분야에서 굵직한 협력들을 이어왔다.
삼성물산과 네이버는 지난달 '스마트시티' 관련 협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스마트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 수주전에 참전한 만큼 이 분야에서의 성과가 기대된다.
이들의 협약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삼성물산은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이자 테크컨버전스 빌딩인 네이버의 제2사옥 1784의 시공을 맡았다. 네이버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해 디지털 트윈이나 로봇 등의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
여기에 1784 내에서 100여 대 이상의 로봇들을 동시에 제어하기 위한 5G특화망 장비 역시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있다. 1784에 설치된 삼성전자의 이음 5G 전용 장비는 기지국 라디오와 컴팩트 코어 등으로 구성되어 4.7GHz, 28GHz 대역을 모두 지원하며, 로봇과 클라우드 사이의 통신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와 네이버클라우드는 이음 5G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우선 내년 세종시에 구축 예정인 '각 세종' 신규 데이터센터에서도 협력하고, 제조, 물류, 항만, 의료 등 여러 산업 분야의 기업들과 이음5G 도입을 논의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건설, 제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네이버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글로벌 IT기업에 대항하는 국내 기업의 협업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