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 전환' 속도전…분주해진 1세대 블록체인 기업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지난해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P2E)' 열풍, 올해 증권형토큰발행(STO) 허용 등을 거치며 게임사, 증권사 등 기존 기업이 '웹3' 분야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기업들은 이같은 추세에 맞춰 기존 기업의 '웹3 전환'을 돕는 모델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웹3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미 보유 중인데다 1세대 기술기업의 수가 많지 않아 시장을 선점하려는 모습이다.

◇1세대 기업 사업모델, 정부사업서 '웹3 컨설팅'으로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이콘루프(현 파라메타), 블로코, 코인플러그, 해치랩스 등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기업들은 기존 기업의 '웹3 전환'을 위한 서비스를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가상자산 지갑 설치, 스마트컨트랙트 등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된 지원은 물론 웹3 사업을 위한 컨설팅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형태다.

웹3란 데이터의 소유권이 플랫폼이 아닌 사용자에게 있는 차세대 웹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구현된다.

지난해 P2E 게임 열풍이 일었을 당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일제히 블록체인 게임 출시 계획을 세웠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STO를 허용하면서 증권사들은 블록체인 기반 토큰 유통 준비에 분주하다.

이같은 기존 기업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업계에서는 '웹3 전환'으로 보고 있다. 금융사를 비롯한 전통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도입하며 '디지털 전환'을 내세웠던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다만 전통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 및 관련 인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1세대 블록체인 기업들이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는 "기존에는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전통 기업들이 많지 않다보니 1세대 블록체인 기업들은 정부 사업 위주로 수입원을 확보해왔지만, 최근에는 게임사는 물론 증권사까지 1세대 기업과 커뮤니케이션하려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웹3 열풍 이전에는 블록체인 공공분야 시범사업 등 정부 사업을 수주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벌여왔으나, 최근에는 일반 기업에 기술을 제공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웹3 전환용' 서비스 출시 잇따라…"흑자전환 기업 늘어날 것"

이처럼 '웹3 전환'을 돕는 모델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해 1세대 기업인 아이콘루프는 최근 사명을 '파라메타'로 바꿨다.

파라메타는 블록체인 및 웹3 기반의 사업을 '메타 트렌드'로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담은 사명이다. 사명 변경과 더불어 파라메타는 새로운 슬로건으로 '웹3 인에이블러(Web3 Enabler)'를 택했다.

웹3 기반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사업자에게 블록체인 기술 및 컨설팅을 지원하고, 웹3 생태계를 함께 키워 가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아이콘루프는 지난해 웹3 전환을 위한 블록체인 프레임워크 '파라메타'를 출시했다. 해당 프레임워크의 이름이 사명이 된 만큼 웹3 전환 사업에 주력한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코인플러그도 웹3 전환을 위한 패키지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과 탈중앙화신원인증(DID), 컨설팅 등을 모두 포함한 패키지가 될 전망이다.

블로코는 STO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아이콘루프, 코인플러그 등도 정부 사업을 여러 건 맡아온 기업이지만, 블로코의 경우 한국예탁결제원과 STO 개념검증(PoC)을 마친 경험이 있다.

블로코는 현재 STO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증권형 토큰 발행 솔루션 '실버마인'을 무료로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해치랩스 또한 웹3 전환을 위한 전용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해치랩스는 현재 '해치 웹3 론칭 프로그램'을 통해 보안감사 서비스 '해치 오딧'과 법인용 가상자산 지갑 '헤네시스', 법인용 거래 시스템, 웹3 게임 전용 소셜 로그인 지갑 '페이스 월렛' 등을 한 번에 제공하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와 별개로 올해 블록체인 기술기업들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웹3 비즈니스를 시도하는 곳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는데, 기술을 제공하는 곳들은 국내에서 손에 꼽기 때문에 업력이 긴 곳들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