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고파이' 자금 묶인 제네시스 캐피탈, 결국 파산 신청

모회사 제네시스 홀드코와 함께 '챕터11' 파산 신청
고파이 자금 돌려받을 확률 더 낮아져…바이낸스 인수에 사활

고팍스 로고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FTX 사태' 이후 상환을 중단한 가상자산 대출 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과 모회사인 제네시스 글로벌 홀드코 LLC(Genesis Global Holdco LLC)가 결국 챕터11 파산을 신청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제네시스에 따르면 제네시스 글로벌 홀드코와 자회사인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이하 제네시스 캐피탈), 제네시스 아시아 태평양 지사(Genesis Asia Pacific Pte. Ltd)는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챕터11에 따른 파산을 신청했다.

챕터11 파산은 기업의 자산과 채무를 구조조정해 회생 기회를 주는 파산이다. 남은 자산을 채권자에게 분배하고 회사를 청산하는 챕터7 파산과 다르다. FTX도 지난해 11월 챕터11에 따른 파산을 신청한 바 있다.

제네시스 캐피탈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부채는 적게는 10억달러에서 최대 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자는 10만명에 달한다.

제네시스의 재무 상태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 'FTX 사태' 때부터다. 지난해 11월 파산한 FTX에 제네시스 캐피탈의 자금도 묶이면서 제네시스 캐피탈은 신규 자금 대여 및 상환을 중단했다. 이후 현재까지 제네시스 캐피탈에 돈을 맡긴 채권자들에게 자금을 상환해주지 못하고 있다.

채권자 중에는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제미니와 국내 거래소 고팍스가 있다. 고팍스는 그동안 제네시스 캐피탈을 통해 예치 서비스 '고파이'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제네시스 캐피탈이 상환을 중단한 탓에 고파이에 들어간 고객 예치 자금도 묶였고, 현재 고팍스는 고파이 예치 고객들에게 자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제네시스 캐피탈이 파산에 직면하면서 고파이에 묶인 자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앞으로 제네시스 캐피탈에 묶인 돈은 챕터11 상 절차에 따라 채권자의 순위에 맞게 배분되기 때문이다.

고파이에 묶인 고객 자금은 최소 300억원대다. 만기일이 정해진 고정형 상품의 원금 및 이자만 합산한 금액으로, 입출금이 자유로운 자유형 상품의 금액을 합하면 더 불어날 수 있다.

이에 고팍스는 제네시스 캐피탈과의 소통을 지속하면서도, 바이낸스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통해 고파이 사태를 해결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고파이에 묶인 고객 자금을 포함한 금액으로 고팍스 인수를 추진 중이다.

고팍스는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 논의 중이라고 공지하며 바이낸스와의 인수 협상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단, 투자금에 고파이 원금 및 이자 금액을 포함했다는 점은 확실히 했다.

고팍스 측은 지난 14일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의 실사 이후, 법률 자문과 행정 절차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모든 협의가 완료될 경우 고파이 자금은 출금 신청하신 날짜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제네시스 캐피탈 파산과 관련해 고팍스 관계자는 "내부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