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거물, 주차장에 통큰 투자…직딩들도 '돈' 번다

카모, GS파크24 인수 절차 완료…티맵모빌리티 '슈퍼앱' 전략
쏘카 '모두의 주차장' 품고 수익 보장형 '주차면 공유' 사업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 로고 (구글플레이 스토어 갈무리)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성장 정체의 이미지가 강했던 주차장 산업이 정보기술(IT) 기업을 만나 주목받고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 통큰 인수와 '슈퍼앱' 전략을 추구한 결과다. 또 주차공간(주차면)을 공유해 용돈을 버는 직장인이 나올 만큼 주차장 시장이 변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모빌리티 업체인 카카오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쏘카는 꾸준히 주차장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차 사업은 △주차장 운영 △주차 관제 △중개 서비스 영역을 포함한 세 가지로 분류된다. 여기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차장 중개는 물론이고 설비·운영·관제 등 모든 영역에 진출한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 지난해 GS파크24 인수 절차 완료…'주차장 운영' 본격 고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6년 주차장 예약 플랫폼 업체 '파킹스퀘어'를 인수한 다음해인 2017년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차장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2020년 주차 관제·발레파킹 관리 앱 개발 업체인 '마이발렛'(현 케이엠파킹앤스페이스)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650억원을 투자한 GS파크24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사명을 케이엠파크로 바꿨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차 운영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 인수를 통해 주차사업 매출액 상승 효과를 본 상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분기 주차 사업은 케이엠파크에서 서비스 중인 주차면 확대로 전년동기대비 285% 성장했다"고 말했다.

◇티맵 '슈퍼앱' 내세워 '주차장 중개' 집중…SK쉴더스와도 시너지 지속

주차 사업 후발주자인 티맵모빌리티는 하나의 앱에 여러 기능을 담은 '슈퍼앱' 전략을 추구한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2월 개별 앱으로 운영되던 '티맵 주차'를 티맵 앱에 통합해 주차장 중개에 집중하고 있다.

티모빌리티 'T맵' 기술이 적용된 SK쉴더스 위탁관리 주차장 (SK쉴더스 제공)

같은 SK계열사인 보안업체 SK쉴더스(옛 ADT캡스)와도 주차장 사업 관련해 협력하고 있다. SK쉴더스의 무인 주차장 위탁관리 솔루션인 '캡스 티맵 주차' 서비스를 통해서다. SK쉴더스가 가진 고객망에 티맵의 주차 애플리케이션(앱)과 관련 기술이 연동되는 구조다.

◇쏘카 '모두의 주차장' 인수 후 주차장 사업 첫발개인 주차면 공유 사업도 진행

차량 공유 스타트업 쏘카는 카카오모빌리티처럼 과감하게 인수 전략을 펼친 상태다. 회사는 지난 2021년 주차 중개앱 운영사 '모두의 주차장'을 품고 처음으로 주차장 사업에 닻을 올렸다. 이곳은 현재 2100여 개의 제휴 주차장을 보유했다.

경쟁사와 다른 점은 개인이 '빈 주차면'을 공유 차량 이용자들에게 빌려주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모두의 주차장'은 '거주자 우선·개인소유 주차면' 공유 사업을 통해 쓰지 않은 주차면을 중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총 1만8000면의 주차장을 공유하고 있다.

쏘카가 운영하는 '모두의 주차장' 로고 (쏘카 제공)

주차 공간 소유자는 별도 증빙 작업을 거치고 빈 주차장만 빌려주면 부가 수입도 올릴 수 있다.

여러 모빌리티 기업들이 주차 산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아직 성장기인 주차 시장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 전국 승용차 수는 2011년 1843만대에서 2022년 3분기 기준 2553만대까지 점차 늘고 있다.

그에 반해 주차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각자가 가진 정보기술(IT)을 녹이면서 주차난도 해결하고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차 시장은 연간 결제액 규모만 15조원으로, 택시 시장의 두 배 이상의 큰 규모이지만, 입출차 시간을 수기로 확인하는 등 다른 분야에 비해 디지털 전환(DX)이 느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사 모빌리티 인프라의 거점으로 주차장을 바라보는 경향도 담겼다. 전기차·도심항공교통(UAM)이 상용화될 시대까지 내다본 것.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차장이 단순히 주차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전기차 충전도 하고, UAM 이동수단도 관리하는 미래 모빌리티 거점이 될 수 있는 점을 눈여겨봤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