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환 위메이드 부사장 "이더리움 '레이어2' 하는 이유? 위믹스 확장 위해"
3월 자체 개발 '롤업' 적용한 레이어2 플랫폼 테스트넷 출시
"이더리움과 위믹스 3.0 연동…좋은 디앱 위믹스로 끌어올 것"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지난해 위메이드는 유독 시린 '크립토 겨울'을 보냈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 3.0'을 출시하면서 게임사를 넘어 블록체인 기업으로서의 행보를 강화했지만, 플랫폼 내 기축통화인 위믹스(WEMIX)가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탓에 큰 어려움을 마주해야만 했다.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간 만큼, 올해 위메이드는 위믹스 플랫폼의 생태계를 더욱 확장해야 한다. 상장 폐지 사태로 하락한 위믹스(WEMIX) 코인 가격을 올리는 데도 플랫폼 확장이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플랫폼 확장을 위해 위메이드가 택한 건 '이더리움 레이어2'다. 위믹스 3.0도 이더리움 같은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이지만, 전 세계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이더리움의 위치가 독보적인 만큼 경쟁이 아닌 '공존'을 택한 것.
위메이드는 자체 기술을 통해 이더리움의 레이어2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위믹스 3.0과도 연동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위믹스 플랫폼의 확장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이더리움' 레이어2이지만 위믹스 확장 위한 것"
김석환 위메이드 부사장은 지난 4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위믹스가 아닌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레이어2 플랫폼을 개발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더리움의 레이어2 플랫폼을 개발하는 목적도 궁극적으로는 위믹스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레이어2의 거버넌스토큰으로 위믹스 코인을 쓸 계획이고, 위믹스 3.0과 레이어2를 브릿지(다리) 기술로 연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더리움을 비롯해 위믹스 3.0, 솔라나, 폴카닷 등은 모두 해당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디앱(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레이어1 플랫폼이다. 레이어1 플랫폼들은 해당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가 늘고, 거래량이 증가할 경우 거래 처리속도가 느려지고 확장성이 부족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반드시 레이어2가 필요하다. 레이어2 플랫폼이란 레이어1에 연동되는 ‘레이어2’에서 거래 대부분을 처리하고, 거래기록을 묶어 레이어1에 올리는 플랫폼을 뜻한다. 이더리움 레이어2는 이더리움의 거래 과부하를 완화하고 확장성을 개선한다.
위메이드는 이더리움의 레이어2 플랫폼을 개발함으로써 이더리움 생태계에 기여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위믹스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위메이드가 개발할 레이어2 플랫폼과 위믹스 3.0을 브릿지로 연결할 경우, 위믹스 3.0 블록체인의 기축통화인 위믹스 코인이 레이어2 플랫폼에서도 쓰일 수 있게 된다. 위믹스 코인을 이더리움 및 이더리움 레이어2에서도 쓸 수 있도록 래핑(Wrapping)해 사용하면 된다.
또 위믹스 3.0은 이더리움가상머신(EVM)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이기도 하다. 즉,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개발된 디앱이 별다른 수정 없이 위믹스 3.0 위에서도 실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위메이드가 개발한 이더리움 레이어2 플랫폼에 좋은 디앱들이 올라오면, 해당 디앱들을 위믹스 3.0 위에도 올릴 수 있다. 두 플랫폼이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생태계의 좋은 디앱들을 위믹스로 끌어들이는 것 역시 위메이드가 이더리움 레이어2를 개발하기로 한 배경이다.
김 부사장은 "최근 블록체인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멀티체인'이다. 하나의 디앱이 여러 블록체인 상에 진출해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게 트렌드"라며 "이더리움도, 위믹스 3.0도 모두 EVM 기반이기 때문에 이더리움 레이어2와 위믹스 3.0에 '멀티 온보딩'하는 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독자 기술 적용한 'zk롤업'으로 차별화
이더리움 레이어2를 개발하기로 했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더 있다. 전 세계 여러 기업들이 이더리움의 레이어2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차별화가 필요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위메이드가 도전하는 레이어2는 다른 프로젝트들 참고한 게 아닌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하는 것"이라며 "위메이드가 리서치센터를 통해 연구 개발하는 영지식증명 기루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위메이드는 국내외 주요 석학들과 함께 영지식증명 리서치센터를 세운다고 발표했다. 센터에는 영지식증명 관련 프로젝트로 CES 혁신상을 수상한 오현옥 한양대학교 교수를 비롯한 6명의 교수진이 합류한 상태다. 센터에서 연구한 영지식증명 기술을 바탕으로 위메이드는 'zk롤업'을 적용한 레이어2 플랫폼을 개발한다.
롤업은 레이어2 플랫폼에 쓰이는 대표적인 솔루션이다. 레이어2에서 처리한 모든 거래기록을 묶어 레이어1에 올리는 솔루션으로, 거래 요약본만 올리는 '플라즈마' 등과 차이가 있다. 모든 기록을 올리므로 이더리움과의 연결성이 높으며, 이더리움의 보안성은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롤업은 옵티미스틱 롤업과 zk롤업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옵티미스틱 롤업은 '낙관적인(Optimistic)'을 뜻하는 이름처럼 레이어2 플랫폼에서 일어난 모든 거래가 사실이라고 가정한 뒤, 진위 확인을 위한 거래 기록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전송한다. 이 때 의심 가는 거래가 있을 경우 검증자가 거래를 모두 재실행하며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 거래와 레이어2 체인의 거래의 값을 하나 하나 대조한다. 이 같은 과정을 '사기 증명(Fraud Proof)'라고 한다.
zk롤업은 모든 거래 처리 결과를 묶어 이더리움에 올리는 것은 옵티미스틱 롤업과 같으나, 거래의 진위 확인에 영지식증명을 사용한다. 영지식증명이란 거래 상대방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자신이 해당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을 말한다.
zk롤업은 영지식증명 기술을 통해 이미 진위를 확인한 뒤 그 기록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보내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이 훨씬 적다. 그러나 영지식증명 기술이 충분히 상용화되지 않은 탓에 현재는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위메이드는 옵티미스틱 롤업과 zk롤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에서 출발해 궁극적으로는 zk롤업을 적용한 레이어2 플랫폼을 개발한다. 하이브리드 방식을 쓰는 플랫폼은 오는 3월 테스트넷을 출시한다. 또 오는 6월에는 정식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영지식증명은 가장 효율적이고 프라이버시를 잘 보장하는 기술이다. 영지식증명이 곧 미래가 될 것"이라면서도 "영지식증명을 도입하려면 영지식증거를 만들어야 하는데, 영지식증거를 만드는 데 컴퓨팅 파워가 많이 쓰이는 탓에 상용화 속도가 더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리서치센터에 6분의 교수님이 합류해주셨고, 앞으로 더 합류할 예정"이라며 "이 분야의 권위자들이 합류한 만큼 해외 기업들이 풀지 못한 것을 풀고자 한다. 영지식증거를 만드는 데 쓰이는 컴퓨팅 파워를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3월 테스트넷을 출시하는 레이어2 플랫폼은 옵티미스틱 롤업이 해결하지 못한 '출금 기간' 문제를 단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옵티미스틱 롤업을 사용해 처리된 거래는 '사기 증명'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거래 금액이 확정되는 데도 시간이 소요된다. 금액이 확정돼야 출금이 가능하므로 출금도 지연되고, 이 기간이 일주일 가량 걸린다. 이와 달리 zk롤업은 즉시 출금이 가능하다.
김 부사장은 "이번에 개발하는 플랫폼에서는 출금 기간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부터 시작할 계획"이라며 "향후 플랫폼을 업데이트할수록 기간은 더 단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4대 회계법인 감사 거쳤다…프로젝트 의미 받아들여지길"
위메이드는 이번 이더리움 레이어2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위믹스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상장 폐지로 떨어진 이미지를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이더리움의 레이어2를 개발한다고 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는 게 아니다. 이더리움과의 연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위믹스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프로젝트"라며 "우리가 하는 일의 취지가 시장에서 좀 더 잘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그는 매해 글로벌 4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위메이드의 전략이 시장에서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려면 신뢰도 회복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 4대 회계법인에서 매해 감사를 받는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흔치 않다. 단순한 블록체인 상(온체인) 데이터 추적이 아니라 위메이드가 쓴 자산 규모를 일일이 다 감사하는 것"이라며 "이런 점이 간과되지 않고, 이번에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의미가 잘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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