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이승기·'그분' 이종석에 60만명…발 넓히는 네이버 오픈톡

스포츠 이어 연예 분야도 성과…이달 '드라마' 오픈톡 개설
네이버만의 '록인 전략'…"모든 검색의 커뮤니티화" 기대

지상파 3사 '연말 시상식' 관련 네이버 오픈톡 채널 (네이버 제공)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지난해 9월 선보인 네이버 실시간 채팅 서비스 '오픈톡'이 이번 연말 시상식 때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네이버가 핵심 먹거리로 짚은 '차세대 커뮤니티'가 스포츠뿐만 아니라 연예 분야에서도 통하는 모습이다. '오픈톡'은 이달 내 '취업·드라마·날씨' 분야에서도 열리며, 네이버만의 '메타버스 전략'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5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KBS·MBC·SBS 가요·연예·연기대상 시상식 관련 '오픈톡' 서비스가 처음 개설됐다. 시상식별 당일과 다음날 누적 사용자는 60만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는 포털에서 시상식을 검색하면 'TALK 바로가기'를 띄워 이용자들이 오픈톡을 이용하도록 했다. 네이버 연예판에도 '시상식 오픈톡 링크'를 올려 실시간 소통을 유도했다.

◇지상파 3사 시상식 오픈톡 이용자 60만명 이상…'SBS 연기대상'에 최다 접속

네이버에 따르면 접속자가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지난달 31일 열린 'SBS 연기대상' 오픈톡이었다. 이용자들은 방송인 신동엽이 물이 뚝뚝 떨어지는 꽃다발을 들고 있던 배우 이준기의 수상소감을 잠깐 끊자 "재치있다" "신동엽의 센스를 이준기가 맛있게 받았다"며 실시간 소통했다.

KBS '연기대상' 시상식 관련 네이버 오픈톡 채널 (네이버 오픈톡 갈무리)

전 소속사와 법적분쟁인 배우 이승기가 대상을 탄 'KBS 연기대상'의 오픈톡도 뜨거웠다. 삭발을 한 이승기가 "(새해에는) 활동 계획도 있고 다툼 계획도 있다"고 말하자 응원 메시지가 잇따랐다. 또 배우 이종석이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고 "그분께 고맙다"고 하자 "여자친구에게 말하는 것" 같다는 내용의 대화가 오갔다.

'일본여행' 검색어에 적용된 네이버 오픈톡 채널 (네이버 갈무리)

네이버는 시상식 오픈톡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달말 △드라마 △취업 △날씨 주제에도 '오픈톡'도 개설한다. 네이버 검색창에 △'재벌집 막내아들'(JTBC 드라마) △'취업 준비' △'오늘의 날씨' 같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오픈 채팅방'이 검색결과에 바로 뜨는 방식이다.

지난달 28일 생긴 △운세 △MBTI △일본여행 △리그오브레전드(롤) 관련 오픈톡 채널도 이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네이버 '오픈톡' 론칭 3개월여 만에 빠른 성장…'모든 검색의 커뮤니티화' 속도

'오픈톡'은 네이버가 지난해 9월 22일 '스포츠 서비스'에서 처음 선보인 소통 창구다. 론칭한 지 반 년도 안됐지만, 큰 성장세를 이뤘다. 네이버 스포츠에서 사용자들이 만든 오픈톡방 개수(3일 기준)는 2608개다.

'오픈톡'이 단기간에 성장한 데는 카타르 월드컵이 큰 역할을 했다. 월드컵 주제의 공식 오픈톡 총 방문자(12월 20일 기준) 약 278만명·누적 채팅수는 51만개를 넘었다.

네이버가 '오픈톡' 커뮤니티에 공을 들이는 것은 소비자들을 네이버 생태계에 꼭 붙들기 위한 일종의 '록인'(Lock-in) 전략이다. 이용자가 더 자주, 더 오래 머무는 공간을 마련하고 여기에 광고와 커머스를 붙여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측은 "이용자들이 더 자주, 오래 머물면 장기적으로 네이버의 사업적인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용자의 활동과 체류 시간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광고 매출 증가, 커머스 기능 추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픈톡'은 '모든 검색어의 커뮤니티화'가 골자인 네이버만의 메타버스 전략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검색창에 '날씨'를 입력하면, '날씨 정보'뿐 아니라 현재 날씨와 구름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채팅창이 나타나 검색어를 커뮤니티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네이버의 큰 그림이다.

◇네이버 "MZ, 모르는 사람과 관심있는 주제로 소통"…'비지인 기반 소통' 기대

업계는 카페·밴드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네이버가 '오픈톡'으로 '비지인 기반 실시간 소통 채널' 시장을 연다고 본다. 네이버 관계자 역시 "지인·모임 기반 커뮤니티보다는 자신이 관심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모르는 사람과 가볍게 소통하는 것(관심사 기반의 비지인 커뮤니티)이 최근 MZ세대 사용자들의 트렌드인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이달 중 인수 작업을 마칠 북미판 당근마켓 '포시마크'에도 오픈톡이 적용될지 눈여겨보고 있다. '포시마크'는 지역 단위의 소셜·커뮤니티 기능이 결합된 개인거래(C2C) 커머스 플랫폼이기 때문. 실제로 포시마크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의 게시글에 '구독'과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며 놀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