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왕, 손에 손잡고"…'데이터왕' 네이버, 배송 경쟁력 키운다

도착보장 서비스 선봬…CJ대한통운 등과 '얼라이언스' 모델 구축
SK에너지와 SME 물류 지원…홈플 익스프레스 1시간 배송 서비스도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네이버가 최근 잇단 파트너십을 통해 온디맨드 물류(On-demand)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브랜드사와 소상공인(SME) 등 사업 규모와 방식, 상품 특성에 맞게 셀러에게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즉시배송이 가능한 유통사도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해 커머스 생태계에서 '라스트마일'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21일 네이버도착보장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28일에는 도착보장 상품을 모아놓은 도착보장관을 오픈했다. 네이버도착보장을 이용하는 판매사의 상품에 대해서, 네이버가 정확한 도착일을 보여주고, 정해진 기간 내 도착하지 못하면 고객에게 네이버가 보상해주는 서비스다.

현재까지 크리넥스, 다우니, 피죤, 하기스, 질레트와 같은 생활용품 브랜드를 비롯해, 삼양식품, 풀무원, 팔도, 청정원 등 다수 식품 업체들도 네이버도착보장을 이용하고 있다. 코카콜라나 피앤지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도착보장 상품도 눈에 띈다.

자체 물류센터가 없는 네이버는 도착보장 솔루션을 출시하기 위해 CJ대한통운, 품고, 파스토와 얼라이언스 모델을 구축했다. 상품 매입부터 배송까지 직접 진행하는 리테일 모델과는 달리, 네이버는 협업 모델을 통해 물류 창고를 확보하고 플랫폼과 데이터를 연동해 물류 흐름을 파악해 정확하고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브랜드사에게 네이버도착보장을 D2C 솔루션으로 제공하면서 네이버도착보장 상품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도착보장을 이용하면 빠르고 정확한 배송이 가능하면서도 판매 데이터 확보나 판매 자율권을 브랜드사가 확보할 수 있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이윤숙 포레스트 CIC 대표는 지난해 11월 파트너스데이 행사에서 "대다수의 브랜드들은 유통과정에서의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워 보다 전략적인 상품 기획, 유통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라며 "이번에 공개하는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이 그동안 브랜드사들이 갖기 어려웠던 판매 및 물류 데이터를 브랜드사가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핵심 솔루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지난달 22일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상공인(SME)들의 물류를 지원하기 위해 SK에너지와 '도심물류 서비스 공동개발 및 미래 기술 협력'을 위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이 일환으로 양사는 내년 초부터 여러 SME들의 상품을 한꺼번에 모아 공동 집하하는 '더 착한택배' 서비스를 운영한다. SK에너지가 투자한 굿스플로를 활용해 SME들의 상품을 방문 수거하게 되면, 판매자들의 물류 고민을 덜고 물류 처리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중장기적으로 네이버와 SK에너지는 SK 주유소 부지에 도심형 풀필먼트 물류 센터를 구축한다. SK 주유소 기반의 MFC가 확대되면 SME들의 상품을 근거리 물류센터에 보관 후 배송하게 돼 당일 도착과 같은 빠른 배송 서비스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네이버는 장보기 서비스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을 통해 신선 식품과 간편식을 주문하면, 인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에서 1시간 내외로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즉시배송은 33개 도시에서 영업 중인 253개 점포 기반으로 진행되는 만큼, 전국 단위의 넓은 배송권역과 빠른배송이 강점으로 꼽힌다. 기존 네이버 마트 장보기는 원하는 시간대를 예약해 배송을 받아볼 수 있는 구조였다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으로 즉시배송도 가능해졌다.

또한, 이마트몰·홈플러스·트레이더스 등의 당일배송과 SSG의 새벽배송, 브랜드직영관 익일배송에서 즉시배송이 추가되면서 네이버 장보기 이용자들의 배송 선택권도 더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장보기나 도착보장, NFA 등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 네이버쇼핑에서 배송 영역이 꾸준히 고도화되고 있다"며 "특히 물류에 대한 막대한 투자나 비용 지출 없이도 협업을 통해 물류와 배송 기반으로 다지면서,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