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고마워"…최수연號 네이버 '차세대 커뮤니티' 승부수 통했다

8년만에 월드컵 중계권 확보로 차세대 커뮤니티 활발한 실험
MZ세대 참여율 높아…"중장기 시너지 확대 노력"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 밋업'(NAVER Meetup) 행사에서 글로벌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2022.4.13/뉴스1 ⓒ News1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커뮤니티 서비스가 바로 메타버스의 본질이다. 올해 하반기 스포츠 서비스에 커뮤니티형 메타버스를 접목해 보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웹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4월 13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네이버가 그리는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글로벌 빅테크가 '메타버스'에 공을 들이는 있는 가운데 네이버의 메타버스 전략을 '커뮤니티'로 정의한 것이다.

약 8개월이 지난 현재, 네이버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계기로 오픈톡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는 어느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7일 네이버 등에 따르면 전일 기준 네이버에 개설된 오픈톡방은 2520개에 달한다. 지난 9월 22일 오픈톡 서비스를 시작한 지 2개월여만에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축구와 해외축구 관련 오픈톡방이다.

네이버가 차세대 커뮤니티로 점찍은 오픈톡이 단시간 내에 빠른 성장을 거둔 것은 카타르 월드컵이 큰 역할을 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4년 이후 8년만에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했다. 네이버가 해를 거듭할수록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중계권을 일찌감치 확보한 것은 남녀노소가 모두 모이는 월드컵과 같은 '빅이벤트'를 통해 커뮤니티 영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기 위함이였다.

실제 한국과 포르투갈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는 무려 218만명이 동시에 접속했고, 누적 시청자는 1152만명에 달했다.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가 된 브라질전의 경우에도 오전 4시에 경기가 열렸음에도 불구, 누적 시청자수는 700만을 넘었다.

이렇게 네이버에 모인 이용자들은 네이버를 통해 중계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오픈톡으로 소통을 하거나 응원 메시지를 남기는 등 월드컵을 즐겼다.

네이버가 이용자들을 '가두기' 위해 실시한 이벤트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네이버는 예선부터 네이버페이포인트 100만원을 걸고 승부예측 이벤트를 진행 중인데 전일까지 무려 215만명이 해당 이벤트에 참여했다. 월드컵이 여전히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8년 월드컵을 뛰어넘는 이벤트로 자리잡은 것이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승부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이용자는 약 180만명이다.

네이버는 오픈톡 이외에도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숏폼(짧은형식) 콘텐츠도 대대적으로 올렸다.

네이버가 '커뮤니티' 활성화 전략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커뮤니티 서비스에 네이버의 '성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이미 네이버는 성장 초기 네이버 카페, 밴드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앞으로 네이버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혹은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중심에 '커뮤니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내에서 네이버가 만들어가고자하는 커뮤니티 서비스 변화에 대해 심도있는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차세대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이용자 가운데 MZ세대의 비중이 높은 것도 고무적이다. 이번 월드컵 당시 큰 인기를 끈 승부예측 이벤트 참여자 중 73%는 30대 이하의 MZ세대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오픈톡 생태계를 확장한 만큼, 향후 드라마, 증권, 이슈 키워드 등 실시간 커뮤니티 니즈가 존재하는 다양한 서비스로 오픈톡 참여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정체되어있는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용자들의 활동성과 체류시간을 증진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광고, 커머스, 플레이스 등의 사업과 연계를 통해 사업적, 재무적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