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중계권' 장착한 네이버, 월드컵 이용해 '오픈톡' 키운다

월드컵 중계권 확보하고 오픈톡 등 실험 통해 이용자 유인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으로 축구 열기가 한층 달아오르면서 네이버의 '오픈톡'도 힘을 받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카타르 월드컵 실시간 중계권을 확보했다. 네이버가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8년만이다. 네이버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지상파 측과 중계권 재판매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생중계가 불발됐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번에는 일찌감치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했다. 네이버에 이어 아프리카TV, 웨이브 등이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는 이번 월드컵 경기를 중계하지 않는다.

지난 월드컵 당시 높은 가격 때문에 중계권을 포기했던 네이버가 이번에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것은 '오픈톡' 생태계 활성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OTT가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뛰어들면서 중계권 가격은 매해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네이버 이용자들은 네이버를 통해 월드컵을 보면서 실시간 오픈톡이 가능해진다. 오픈톡에 유입되는 이용자가 증가하면 이들의 네이버 체류 시간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이를 기반으로 광고 상품을 확충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시청 중 실시간으로 응원할 수 있는 '응원톡'과 인원 제한없는 '월드컵 공식 오픈톡'을 운영 중이다. 또한 카타르 현지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이 현장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오픈톡'도 운영하며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축구 크리에이터 이스타TV가 참여하는 오픈톡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7일 "외부 불확실성 확대로 광고주들의 마케팅 예산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일수록 광고주들은 온라인 광고에 대해 소수의 매체에 집중해 비용을 지출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월드컵에 대한 중계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광고주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네이버가 월드컵을 이용해 대대적으로 '오픈톡' 띄우기에 나서면서 긍정적인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 기준 네이버에 개설된 오픈채팅방은 약 2200개 수준이다. 실제 월드컵 개막식 당시 BTS 정국의 공연이 열리던 시점에는 최고 4만5000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네이버를 통해 월드컵을 즐기고 있다고 밝힌 30대 직장인 A씨는 "평소에 TV의 필요성을 못느껴 TV를 두고 있지 않아 온라인으로 월드컵을 보고 있다"며 "혼자 월드컵을 관람해도 여러 사람들과 함께 관람하는 기분이 들어 즐겁다"고 말했다.

네이버를 통해 월드컵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개막 3일차까지 승부예측에 참여한 인원만해도 108만명에 달한다. 지난 월드컵 기간 누적 승부예측 참여자가 180만명 수준이였던 점을 감안했을 때 폭발적인 수준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오픈톡은 경기 전후 팬들끼리 소통할 수 있어 연속성도 있고 이용자 간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며 "월드컵과 같은 전세계적인 이벤트를 계기로 커뮤니티나 관심사 기반의 다양한 실험을 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