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두나무]①'증권앱'으로 피어난 떡잎…가상자산 '큰나무'로 우뚝
'증권플러스'로 시작해 주식 투자 정보 제공…가상자산 산업 성장성 엿봐
업비트, UX·보안으로 1위 사업자 차지…비상장 등 증권플러스에도 여전히 주력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국내 최대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증권업계에서 피어난 작은 '떡잎'이 블록체인 혁명이라는 큰 물줄기를 만나 가상자산 업계의 '큰나무'로 성장했다.
'증권앱'으로 시작된 작은 스타트업이 가상자산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 5년 만에 대기업 반열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시작은 주식 앱…R&D로 업비트 발판 마련
두나무가 출범한 2012년엔 최초의 블록체인인 비트코인만 존재할 뿐, 블록체인 기술이 활성화되지 않은 때였다. 당시 두나무도 블록체인 기업이 아닌 '핀테크' 기업이었다. 두나무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14년 4월 출시된 '증권플러스'를 통해서다.
당시는 2010년에 등장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가 됐고, 너도나도 모바일 트렌드에 따라 '앱'을 쏟아내던 때다. 이같은 추세 속에 두나무는 주식투자도 '모바일 기반'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봤다.
이에 주식 투자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증권플러스'를 출시했다. 카카오톡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국내 최초로 연동한 게 증권플러스의 핵심이었다.
이용자는 자신이 보유 중인 증권사 계정을 증권플러스와 연결할 수 있었다. 주식 계좌 개설 시 겪어야 하는 불편함이 해소되면서 이용자는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두나무는 이용자를 늘리며 기술개발(R&D)에 주력했다. 증권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데 활용할 머신러닝 기법을 자체 개발하고, 종목 진단을 위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고안했다. 이 같은 기술개발은 가상자산 시장으로 회사의 외연을 키우는 데 초석이 됐다.
◇가상자산으로 외연 확장…UX·보안으로 1위
두나무는 ‘증권플러스’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7년 가상자산 산업에 뛰어들었다. 후발주자였지만 2017년 가상자산 투자 열풍 당시 가상자산 시장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증권 플랫폼을 운영했던 경험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2017년 10월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출범했다. 가장 늦게 출발했지만 업비트는 지난해 10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890만명을 기록하며 선두주자였던 코빗, 빗썸, 코인원을 넘어 국내 1위 사업자로 자리잡았다.
증권플러스 운영 노하우가 업비트에 날개를 달아줬다. 두나무 관계자는 "출발은 늦었지만 이용자 친화적인 환경, 사용자경험, 기술력, 서비스 운영 능력 등을 발판삼아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은 다르나, 투자 플랫폼을 개발했던 기술력과 서비스 운영 능력이 업비트의 성장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업비트는 국내 최초로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ISMS-P)과 국제표준화기구(ISO) 보안 표준 4종을 모두 확보했다. 자체 기술력을 통해 최고 수준의 보안 시스템을 갖추기 위함이다.
사용자 경험(UX)도 마찬가지다. 증권 앱을 개발했던 경험을 살려 비교적 속도가 빠른 모바일 앱을 구현했다. 증권플러스처럼 카카오 계정과 연동한 소셜 로그인을 지원함으로써 사용자를 빠르게 끌어모았다.
단, UX를 편리하게 하되 가상자산 거래소로서 보안은 지켜야 한다. 이에 최근 업비트는 카카오 계정을 통한 소셜 로그인을 벗어나 생체인증 또는 6자리 비밀번호로 로그인할 수 있는 자체 로그인 기능을 도입했다. UX와 보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두나무는 증권플러스에서 얻은 노하우를 통해 업비트의 국내 1위 사업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개최, 블록체인 플랫폼 자회사 람다256 출범 등을 통해 핀테크 기업에 이은 블록체인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증권플러스에도 여전히 힘 준다…비상장 거래도 주목
업비트의 성공은 증권플러스를 훨씬 넘어섰으나, 두나무가 증권플러스에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난 2019년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출시하면서 사업을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
2019년 11월 출시된 비상장주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온라인 게시판이나 오프라인 현장 매매로 이뤄지던 비상장 주식 거래의 판을 바꾸기 위해 출범했다. 두나무는 업계 최초로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증권사 안전 거래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 비상장 주식 시장의 고질적 문제였던 거래 불투명성, 높은 유통마진, 허위 매물, 정보 간극 등을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이에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2022년 7월 기준 누적 가입자수 130만명, 누적 거래건수 30만건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두나무의 핵심이었던 증권플러스도 여전히 새로운 기능들을 도입 중이다. 증권플러스는 지난해 6월 실제 주주의 생생한 의견을 한 데 모아 볼 수 있는 '커뮤니티' 탭을 신설했다. 또 국내 최초로 '주주 인증' 기능을 도입해 정보의 신뢰성을 높였다.
올해 3월 기준 증권플러스 누적 다운로드 수는 600만건, 누적 거래액은 200조원을 돌파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이용자간 실 거래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소셜 기능이 접목되면서 증권플러스도 '국민 증권 앱'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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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10년 5월22일. 미국에서 이름도 생소한 '비트코인'으로 피자 2판을 실물 교환하는 거래가 이뤄진 날이다. 그로부터 2년후 한국에는 '두나무'가 심겼다. 출발은 '증권앱'이었다. 일약 국민메신저로 떠오르며 모바일 열풍을 주도한 카카오톡과 연동한 '손안의 주식 거래' 서비스였다. 이후 두나무는 주식열풍 못지 않은 '암호화폐 광풍'을 놓치지 않았다. 2017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탄생한 배경이다. 증권업계에서 피어난 작은 '떡잎'이 블록체인 혁명이라는 큰 물줄기를 만나 가상자산 업계의 '큰나무'로 성장한 두나무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2017년 가상자산 투자회사로 시작해 2019년 거래소 FTX를 설립, 무리한 차입경영으로 한순간에 몰락한 FTX사태와 대조를 이루며 두나무의 10년 성장스토리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