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밋 2022]"크립토윈터에 '진짜 승자' 나온다"…입 모은 블록체인 VC들
해시드·FTX벤처스·캐노니컬크립토, '크립토 윈터; 속 투자 방식 소개
해시드 김성호 "상승장은 카피 프로젝트 많아…약세장서 새 트렌드 찾는다"
- 박현영 기자
(포르투갈 리스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 약세장이 이어지는 '크립토 윈터'가 도래하면서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들의 투자 규모도 자연히 줄고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투자한 VC들의 투자 규모는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7% 줄었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약세장에선 새로 창업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들도 줄어드므로 절대적인 투자 규모가 줄게 되지만, 좋은 프로젝트를 찾으려는 VC들의 열기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이른바 ‘크립토 펀드’들은 프로젝트 발굴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유럽 최대 기술 행사인 '웹서밋(Web Summit)'에서도 이 같은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3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알티체아레나에서 열린 '웹서밋 2022'에서 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인 해시드,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FTX 산하의 FTX벤처스, 크립토펀드 캐노니컬 크립토(Canonical Crypto)의 수장들은 '크립토 윈터'가 오히려 좋은 프로젝트를 발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상승장을 뜻하는 '크립토 썸머'에 비해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김성호(Ryan Kim) 해시드 파트너는 "오히려 약세장에서 '진짜 승자'를 찾을 수 있다"고 답했다. 크립토 썸머보다 윈터에서 진짜 좋은 프로젝트를 발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파트너는 "상승장은 좋은 프로젝트를 베끼는 '카피(Copy) 프로젝트'들도 많아서 오히려 투자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며 "약세장에서 진짜 승자를 찾을 수 있고, 블록체인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찾는 데도 크립토 윈터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VC들의 투자 방식은 다소 달라졌다. 에이미 우(Amy Wu) FTX벤처스 대표는 "약세장에서는 지분과 토큰에 같이 투자하는 형태가 더 많아진다"며 "프로젝트가 진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보다 신중하게 검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크립토펀드들은 프로젝트들이 발행하는 가상자산, 즉 토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으나 약세장에서는 전통 VC처럼 지분 투자를 하는 방식도 병행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성호 파트너는 "미국 시장은 큰 VC들이 많아서 지분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고, 아시아 시장은 소비 세력이 강해서 토큰으로 자금을 모집하기 용이하다"며 "시장 규모와 환경에 따라 다르다"고 부연했다.
크립토 윈터에 VC들이 신중해진다는 점에는 아넌드 라이어(Anand Lyer) 캐노니컬 크립토 창업자도 공감했다. 그는 "가능한 리스크를 검토하는 실사 단계에 좀 더 시간을 들인다. 이것 외엔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크립토 썸머든 윈터든 프로젝트의 펀더멘털을 충분히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VC들이 '크립토 윈터'에 발굴해낸 프로젝트들은 어떤 프로젝트들일까. 또 VC들은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살아나는 상승장을 언제쯤으로 예측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김성호 파트너는 "해시드는 서울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싱가포르와 인도 방갈로르, 미국에도 지사가 있다"며 "블록체인 인프라 프로젝트는 미국이 강하지만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는 아시아 기업들이 강하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주로 앱 프로젝트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 상승장이 다시 올지에 대해선 "아마도 2년 뒤"라고 답했다.
에이미 우 대표는 "최근에는 투자금의 60% 가량을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업계의 실사용 사례(유즈케이스)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들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상승장 도래 시기에 대해선 김성호 파트너와 같은 2년 뒤를 예상했다.
hyun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