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준 컴투스 대표 "국내서 금지된 P2E '제한적 허용'해야"

[제2회 뉴스1 블록체인 리더스 클럽]
'일괄 금지' P2E, 제한적 허용안 제안…"웹3.0 흐름, 거부할 수 없어"

송재준 컴투스 대표이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회 블록체인 리더스 클럽'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2022.10.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자율규제를 비롯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기업에 대해 제한적으로 'P2E(플레이 투 언)' 서비스를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는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 2회 뉴스1 '블록체인리더스클럽'에서 게임하며 돈을 벌 수 있는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P2E)'이 제한적으로라도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력 25년차의 원조 모바일 게임 기업 컴투스는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게임사가 웹3.0 시대를 빠르게 받아들인 사례다. 올해는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를 출시하고, 가상자산 C2X를 기축통화로 활용하는 P2E 게임들을 선보이고 있다.

◇게임 업계 '웹3.0 웨이브' 시작됐는데…"한국도 P2E 허용해야"

송 대표는 게임 업계가 본격적인 웹3.0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웹3 시대에는 '소유의 개념'이 부상하면서 토큰 경제가 도입됐다"며 "콘텐츠 플랫폼이 블록체인 위에 올라가고, 생태계에 기여한 소비자들은 토큰을 통해 성장의 과실을 나눌 수 있는 탈중앙화 시대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저가 게임을 직접 만들어서 창작하고, 게임 내 토큰이코노미를 구현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저도 돈을 버는 P2E가 웹3.0 시대에 알맞은 게임 방식이라는 것이다.

P2E 게임의 성장성도 밝다. 송 대표는 "P2E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억달러에서 올해 31억달러로 성장했고, 2025년에는 500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사행성을 이유로 P2E 게임이 여전히 막혀있는 상태다. 웹3.0 패러다임에 알맞은 게임 형태이자 성장성이 밝음에도 불구, 여전히 게임사들은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P2E 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다.

송 대표는 △국제 정합성 △법적 근거의 부족 △법 적용의 모순 △소비자 권익 증대 △전 세계적 웹3.0 흐름 등 5가지를 근거로 P2E 허용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에서만 P2E가 금지돼있으므로 국제 정합성 차원에서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P2E 게임들은 사행성 이슈로 등급 분류가 거부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P2E 게임은 우연이라는 요소보다는 전략과 노력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며 P2E 게임을 모두 일괄적으로 금지할만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법 적용이 모순인 점 역시 P2E가 허용돼야 한다는 근거다. 송 대표는 "게임 아이템 거래 자체는 합법이지만, 게임사 약관에서는 불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모순된 법에 놓여 있는 것"이라며 "P2E를 허용하면 블록체인 위에서 합법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P2E 게임에선 게임 아이템이 게임사 소유가 아닌 소비자 소유가 되므로 소비자 권익을 증대하는 차원에서도 P2E가 허용돼야 한다고 송 대표는 주장했다. 웹3.0이 거부할 수 없는 전 세계적 흐름인 만큼, 웹3.0 시대에서 게임이 제외될 수 없다는 근거도 더했다.

◇일정 기준 제시하는 '제한적 허용' 제안…사행성·먹튀 등 방지

다만 그동안 일괄적으로 금지해온 P2E를 단숨에 열어주기는 힘들다. 이에 송 대표는 보다 현실적인 방법으로 ‘제한적 허용’ 방안을 제시했다. 일정 기준을 제시하고,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게임사들이라도 P2E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열어주자는 제안이다.

규제당국이 우려하는 사행성 요소를 최대한 제거한, 전략과 노력으로 아이템을 획득하는 롤플레잉게임(RPG)이나 캐주얼 게임에 한해선 제한적으로 P2E를 허용하는 방안이 하나의 예시다.

또 게임 내 가상자산 '먹튀' 등을 방지하고자 백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시를 준수하며, 이용자 보호 제도를 전제로 하는 게임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송 대표는 밝혔다.

이 밖에도 규제당국은 사기 가능성과 게임 재화 인플레이션 등을 우려하고 있다. 송 대표는 "지금은 게임 아이템 거래를 거래 사이트에서 하는데, 오히려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블록체인 상에서 거래하면 더 투명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게임 재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경우, 개발에 막대한 자원을 들인 게임사가 스스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동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건과 우려를 고려했을 때 송 대표는 △자율규제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 △누적 서비스 기간 △이용자 보호 정책 등을 구비한 기업에 대해 제한적으로 P2E를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탈중앙화, 공정한 분배, 소비자의 데이터 주권 향상이라는 가치를 가진 웹3.0 산업의 흐름은 우리가 막을 수 없다"며 "많은 분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월 1회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뉴스1 ‘블록체인리더스클럽’에는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을 비롯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정무위원회 여당 간사),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참석했다.

또 이석우 두나무 대표, 김성호 해시드 파트너,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송재준 컴투스 대표, 배태근 네오위즈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양주일 그라운드X 대표, 이중훈 고팍스 부대표, 김종환 블로코 대표, 오상록 하이퍼리즘 대표, 김지윤 DSRV랩스 대표 등 블록체인 업계 리더 50여명이 자리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