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이해진 출석하는 '슈퍼 국감'…'카카오 먹통' 사태 입 연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책임론'에 사과할 듯
이해진 및 카카오·네이버 대표, SK C&C 대표 등 관계자 총출동
- 이정후 기자, 윤지원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윤지원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비롯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등 국내 IT 기업 거물들이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24일 국정감사에서 입을 연다. 각 사의 창업자뿐만 아니라 대표이사까지 증인으로 출석한다는 점에서 '슈퍼 국감'이 될 전망이다.
24일 국회 등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홍은택 카카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는 이날 열리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범수와 이해진은 지난해 국정감사에 이어 올해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다.
이들은 지난 15일 있었던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등 대국민 서비스 장애에 대해 신문을 받게 될 예정이다.
당초 최태원 SK 회장도 증인 출석 목록에 이름을 올렸으나 지난 21일 오후 11시쯤 "자신이 직접 기획한 일본포럼이 같은 날 열린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범수 책임론'에 집중 질타 예상
여야의 질타는 김범수 창업자를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김범수 창업자는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카카오의 미래를 고민하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맡고 있고 창업자이자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의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창업자는 이번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및 이용자 보상 방안에 대해 이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국회에 출석한 김범수 창업자는 이번에는 데이터센터 대책 미비로 국정감사에 서게 되면서 '김범수 책임론'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
한편 지난 19일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범수 창업자는 현재 경영에 관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선택적 개입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김 창업자의 의견은 24일 국정감사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피해 적었던 네이버, 데이터센터 관련 답변할까
데이터센터의 이중화 시스템에 대한 질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발생한 SK C&C 데이터센터에는 네이버도 입주해 있었으나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신속한 복구가 이뤄진 바 있다. 이에 이해진 GIO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데이터센터 관련 질의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카카오는 서비스를 위한 주요 데이터는 이중화가 되어 있었으나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 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해 복구가 늦어졌다고 밝혀 '반쪽짜리' 대비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카카오도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는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미흡한 대처에 대해서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홍은택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셧다운되는 경우를 상정하지 않고 이중화를 했다"며 "서비스 운영 프로그램을 다루는 작업 도구가 이중화되지 않았다는 것은 치명적인 실패라고 생각"한다고 부족했던 대비를 시인하기도 했다.
한편 카카오는 2024년 1월 개통을 목표로 11만대 규모의 자체 데이터센터를 안산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혁신파크에 내년 준공을 목표로 건립하고 있다. 두 번째 데이터센터는 2024년 서울대 시흥캠퍼스에서 착공을 앞두고 있다.
◇SK C&C-카카오 책임 공방, 국회에서 다뤄지나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 데이터센터 화재였던 만큼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SK C&C와의 책임 소재도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SK C&C와 카카오는 화재 사실 통보 여부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SK C&C 측은 통화내역까지 공개하며 "15일 오후 3시19분 화재 발생 후 4분만인 3시 23분 판교 데이터센터 현장에 있는 카카오를 포함한 고객사 직원들에게 화재를 알리며 대피시켰다"고 주장하며 책임 소재 공방을 펼치고 있다.
SK C&C가 공개한 통화내역에 따르면 당일 오후 3시35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2분 뒤인 오후 3시37분 카카오 측에서 서버 장애 원인에 대해 물었고 이에 화재 경보 사실을 알리며 "확인 중"이라고 답변했다.
국회 과방위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후 3시40분 SK에게 직접 연락을 취한 후 화재 사실을 인지했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진실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카카오는 우선 이용자 보상에 만전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홍은택 대표는 "유료 서비스 이용자뿐 아니라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와 파트너(동반자), 다양한 이해 관계자분들에 대한 보상을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SK와의 책임 소재를 다투기에 앞서 먼저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이통3사 임원 출석…5G 품질·요금제·망 사용료 '주목'
한편 이날 국감에는 이통3사 관계자들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증인으로는 △강종렬 SK텔레콤 ICT 인프라 담당(부사장) △권준혁 LG유플러스 네트워크 부문장(전무) △서창석 KT 네트워크 부문장(부사장)이 출석한다.
통신 관련 이슈로는 5세대 이동통신(5G) 품질,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 중간요금제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일 과기정통부 국감 때도 5G 접속률, 요금제 문제 등이 지적됐다. 특히 이통3사가 최근 중간요금제를 도입했지만 이용자 기대치에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종감 때까지 해결방안을 마련하라는 주문도 나왔다.
오는 2023년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28㎓ 주파수 정책 문제도 어김없이 지적됐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을 통해 주파수 활용처를 늘리고 있지만 이통3사는 수익성이 낮다고 봐 투자가 부진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기정통부는 다가오는 6G 시대를 대비한다는 취지에서 28㎓ 정책 방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망 사용료 법 이슈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구글과 유튜브가 망 사용료 법안 반대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통3사는 지난 12일 공동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반격에 나섰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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