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가 창의성에 투자하는 이유…"AI 시대는 인간의 가치 창출 중요해"
윤송이 이사장, 엔씨문화재단 10주년 행사 참석
윤송이 "제4차 산업혁명에서 소외계층은 기울어진 운동장에 있어"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게임 회사를 운영하면서 인공지능(AI)이나 기계가 할 수 있는 일보다 사람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회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 청소년들이 창의성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간(프로젝토리)를 만들었습니다."
20일 윤송이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은 엔씨문화재단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인 '넥스트 창의성 컨퍼런스'(Next Creativity Conference)에 참석해 '미래세대'와 '창의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엔씨문화재단은 2012년 엔씨소프트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회적 책임 활동을 위해 설립한 공익 목적의 비영리 재단으로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는 곳으로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프로젝토리' △구어소통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앱) '나의AAC' △동화책 출판 등 교육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윤송이 "미래사회 이끌 청소년들에게 창의성은 더욱 중요"
이날 윤 이사장은 '창의성, 일상의 모든 순간'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행사의 환영사를 통해 엔씨문화재단의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인 '프로젝토리' 사업을 소개했다. 프로젝토리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엔씨문화재단이 2020년 서울 대학로에 개소했다.
윤 이사장은 "프로젝토리는 학교나 집이 아닌 제3의 공간으로서 청소년들에게 정해진 답보다는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가는 기회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프로젝토리의 활동을 통해 참여자들의 창의적 자신감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진 요즘 미래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청소년들에게 창의성은 더욱 중요해졌다"며 "정답만을 빠르게 찾아내는 효율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태도를 심어줘야겠다는 문제의식에서 프로젝토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윤 이사장의 설명대로 엔씨문화재단은 이번 행사를 통해 창의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공유하고 창의성 분야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윤송이 "기술의 발전에 대한 고민…창의성 교육 고민한 계기"
게임 기업인 엔씨소프트가 게임과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청소년들의 창의력 지원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윤 이사장은 게임 사업을 하면서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사회 변화에 대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윤 이사장은 "게임 회사에서 지금 사용하는 기술이 10~20년 전과 다르듯 메인스트림으로 가기 전의 기술들이 게임에 활용된다"며 "그러다 보니까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에 대해 항상 고민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이 발전하는 세상을 준비하기 위해서 어떻게 교육을 다르게 할 것인지 생각했다"며 "인간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이를 통해 무언가를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지는 사회가 될 것"이라 말해 창의성 교육에 투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윤 이사장은 "창의성 교육이라는 것은 소외계층이나 아이들에게는 더욱 기회가 덜 주어지는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해서 창의성이 중요해질 텐데 더욱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도 창의성 교육을 받고 기를 수 있도록 공간(프로젝토리)을 만들었다"고 사업 추진 배경을 밝혔다.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의 장점을 살려 게임을 활용한 창의 교육에 대한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엔씨소프트와의 방향성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윤 이사장은 "엔씨소프트가 제일 잘하는 게 게임을 만드는 일이지만 개발은 사업의 영역"이라며 "엔씨문화재단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동기부여시킬 수 있을지, 또 새로운 학습을 마련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저희가 배운 것에 기반해서 프로그램을 확장시키고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 창의성 교육에 집중하는 엔씨문화재단
윤 이사장은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토리 사업을 지방으로 확대하는 고민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은 프로그램을 정착시켜나가는 단계"라면서도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 광주비엔날레에 임시 부스를 만들기도 했다. 참여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도 얻어서 앞으로 어떻게 확산시켜나갈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문화재단은 지난해 9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참가해 '프로젝토리'의 활동을 소개한 바 있다.
윤 이사장은 그동안 엔씨문화재단을 이끌면서 기억에 남았던 성과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그는 엔씨문화재단과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파트너십으로 '소년의집' 학생들이 과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 사회복지에 한계가 있다 보니 학생들이 대학을 가기보다는 직업 훈련에 집중하고, 꿈보다 현실을 먼저 생각하는 게 안타까웠다"며 "MIT 학부생들이 겨울방학에 한국을 찾아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엔씨문화재단의 이날 행사에는 △폴 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교육대학원 부학장 △에스더 워치츠키 스탠포드대학교 교수 등이 연사로 참여해 '창의성'과 '미래세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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