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도 수리남도 당했다…중국의 뻔뻔한 '도둑시청' 철퇴맞나

中 대표 '불법 유통' 사이트서 최신 K-드라마 자취 감춰
中네티즌 '멘붕'…정부 "'우영우' 삭제 완료율 82.6%"

사진제공= 채널 ENA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인들이 '어둠의 경로'로 이용하던 주요 불법 시청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한국 최신 드라마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이른바 '도둑시청' 관행이 사라질지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중국 내 콘텐츠 불법 유통에 대해 양국 간 협의를 통해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개별 기업의 자체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 드라마 시청 사이트에서 사라진 최신 한국 드라마

◇"'우영우' 아직 다 못봤는데, 무슨 낙으로 사나"…도둑시청 '철퇴'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의 '도둑'시청이 가능했던 사이트 및 애플리케이션 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환승연애2', '유미의세포들', '빅마우스' 등의 최신 콘텐츠가 자취를 감췄다. 최신 한국 드라마 업데이트가 중단된 사이트는 최소 3곳 이상으로 확인된다.

최신 드라마 업데이트가 중단된 곳 중 한 곳인 한쥐(한극·韓劇)TV와 한잔(한참·韓站)은 한국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를 거의 실시간으로 방영해 현지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던 사이트 중 한 곳이다.

현재는 가을동화, 시그널, 당신이잠든사이에 등과 같은 수년전 드라마만 시청가능하다.

불법으로 유통되어온 채널이었던 만큼, 최신 콘텐츠가 올라오지 않은 현 상황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불법 유통 채널이 막히자 그동안 '도둑 시청'을 해왔던 중국 네티즌들도 멘붕에 빠진 모습이다.

한 네티즌은 중국 SNS인 웨이보에 "이틀 전까지만 하더라도 해당 사이트에서 한국 드라마를 봤는데 여러 콘텐츠들이 다 사라져 있다"며 "볼 수 있는 사이트나 앱을 아느냐"고 전하기도 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최신 드라마와 인기 드라마 모두 볼 수가 없다, 거의 5~6년 전 드라마 뿐", "작은아씨들 보고 있었는데 이제 못 보는 건가", "(드라마 보는)사이트 접속이 다 안되는데, 나 좀 살려달라" 등의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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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불법 콘텐츠 대응 쉽지 않아"…정부는 '우영우' 적극 대처

중국 내 한국 콘텐츠 불법 유통은 콘텐츠·미디어 업계의 해묵은 문제 중 하나로 꼽혀왔다. 그러나 불법 콘텐츠 대응이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더욱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콘텐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사설 모니터링 업체를 통해 불법 유통된 콘텐츠의 서비스를 중단해달라고 요청을 하거나 여러 사안들을 모아서 한꺼번에 대응하기도 한다"며 "대응을 한다고 하더라도 저작권 침해 피해에 대한 소송 등을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7월 자신의 SNS을 통해사 "지난해에도 '오징어 게임', '지옥' 등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 되지 않는 국가인 중국에서 불법 다운로드가 성행해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며 "국내외 OTT 업체들은 사설 모니터링 업체 등을 활용해 대응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불법 유통 차단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한중 저작권 정부 간 회의 및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중국 내 불법 유통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 7~9월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한 영상 삭제 요청 건수는 224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삭제가 완료된 건수는 82.6% 수준인 1859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 한해 삭제율 67.3%(삭제요청 9만7472건)을 크게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플랫폼사의 경우 정부와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가 그나마 수월하지만, 중국 내 영세 사이트의 경우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며 "양국 정부 차원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