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IP로 뭉친다'…컬러버스에 힘 싣는 카카오 공동체
컬러버스, 카카오엔터-카카오게임즈와 MOU 맺으며 IP 확보
"외부 IP·커뮤니티 사이트 협력도 고려"…이용자 확보 전략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카카오 유니버스의 한 축을 책임질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에 강력한 지식재산권(IP)를 확보한 카카오 공동체가 속속 합류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공동체가 콘텐츠 산업에서 강점을 보이는 만큼 IP를 중심으로 한 컬러버스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넵튠과 컬러버스는 지난 6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이어 22일 카카오게임즈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이 계열사인 '컬러버스'와 손잡고 만들고 있는 동명의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에는 양사의 IP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컬러버스는 내년 1분기 이내에 비공개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같은 해 3분기 내 오픈 베타 서비스를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컬러버스에서 '오딘' 캐릭터 만날 수 있을까
컬러버스는 오픈형 3D 메타버스 플랫폼을 표방한다. 웹 스트리밍 기술을 적용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없이 2D와 3D 환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아이템을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어 카카오는 컬러버스 내에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생겨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협력을 약속한 카카오게임즈는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의 IP를 컬러버스에 구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가 현재 많은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사들과 협의해 IP를 우선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확보한 게임 IP를 컬러버스 내에서 구현해 또 하나의 커뮤니티 기능을 담당할 전망이다.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게임들은 포털 사이트 '다음'의 카페 서비스를 통해 공식 커뮤니티 기능을 하고 있는데 이를 컬러버스에 구현, 공식 카페 대신 컬러버스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게임들은 컬러버스 내에서 각각의 월드로 구분하는 게 기본 방침이다. 예를 들어 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 IP로만 구축된 '오딘 타운'(가칭)과 '카카오프렌즈' IP로만 이루어진 '프렌즈 타운'(가칭)이 각각 분리돼 제공되는 식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MOU 시작 단계라서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거나 확보가 완료된 IP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카카오게임즈는 컬러버스 공간에 활용할 게임 및 캐릭터 IP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아이템…IP 창작자에게 기회?
지난 6일 넵튠과 컬러버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맺은 MOU도 IP가 핵심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웹툰·웹소설·K팝 관련 IP를 컬러버스에 활용하겠다는 것. 아직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방향성은 나오지 않았으나 IP를 활용한 가상공간에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소통하는 모습이 예상된다.
IP를 활용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컬러버스는 이용자가 콘텐츠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빌더' 기능을 제공하고 이를 다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욱 넵튠 대표는 지난 6월 컬러버스를 소개하면서 "빌더를 통해 제작된 모든 아이템은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가 가능하고 이는 재가공을 거쳐 다시 거래할 수 있다"며 "판매, 구매, 재판매가 지속적으로 순환하는 무한 창작을 통해 컬러버스 내 활발한 경제 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가 '빌더' 기능을 통해 콘텐츠 제작에 활용된다면 본래의 창작자들에게도 새로운 수익 창출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웹툰 IP를 활용한 아이템이 제작돼 거래되면 최초의 창작자에게도 '저작권 사용료' 개념으로 2차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커뮤니티 사이트도 협업 고려"…이용자 확보 시너지 예상
이처럼 컬러버스와 카카오 공동체와의 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지만 컬러버스는 카카오 IP로만 서비스를 국한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가 아닌 외부 IP와의 협업도 고려해 다양한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IP를 다양하게 확보할수록 컬러버스 이용자 크기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컬러버스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도 협업 대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앱 설치 없이 2D와 3D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컬러버스의 특성상 텍스트 기반의 커뮤니티 사이트는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대형 이용자 기반을 갖춘 인터넷 커뮤니티가 컬러버스와 접목하게 된다면 폭발적인 생태계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넵튠 관계자는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사이트들도 컬러버스에 입점한다면 확장성 측면에서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컬러버스에 커뮤니티 사이트를 구현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컬러버스의 행보는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밝힌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전략과 일맥상통하는 모습이다. 남궁 대표는 지난 6월 메타버스 전략인 '카카오 유니버스'를 소개하며 "카카오 하나로 세상의 모든 관심사가 연결되는 새로운 세상을 목표로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 유니버스의 두 축을 담당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기반 '오픈링크'와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가 어떤 모습으로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연결할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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