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클레이튼, '동적 가스비' 도입…'봇 대량 거래' 문제 잡을까

29일부터 메인넷에 적용…거래마다 수수료 달라져
'봇 대량거래'로 네트워크 과부하 발생…동적 가스비로 해결될지 주목

클레이튼 미디엄 블로그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카카오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메인넷 '사이프러스'에 동적 가스비(거래 수수료) 정책을 적용한다. 오랜 기간 기획해온 동적 가스비 정책을 적용함에 따라, 그간 클레이튼의 문제점이었던 봇들의 대량 거래 문제가 해결될지 주목된다.

클레이튼은 29일 오전 11시쯤 메인넷에 동적 가스비 정책을 도입한다. 앞서 클레이튼은 지난달 동적 가스비 정책을 포함한 하드포크(블록체인 상 업그레이드) '마그마'의 진행 일정을 밝힌 바 있다. 클레이튼의 테스트넷인 '바오밥'에선 지난 8일 진행됐으며, 메인넷 '사이프러스'에는 이날 진행된다.

◇장점이었던 '고정 가스비', 왜 부작용 낳았나

클레이튼은 그동안 가스비를 비교적 낮게 고정해두는 '고정 가스비' 정책을 취해왔다.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디앱) 프로젝트들이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를 부담없이 구축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더리움 등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은 가스비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거래 처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높은 수수료를 내려는 사용자들이 많았다. 이에 전체 네트워크 수수료가 비싸지는 부작용이 생겼다. 이더리움 역시 이 같은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이더리움 2.0' 전환을 앞두고 있다.

이더리움보다 후발주자로 등장한 클레이튼은 이런 문제를 차단하고자 낮은 가격으로 가스비를 고정했다. 실제로 클레이튼이 출범 초기 많은 디앱 프로젝트들을 끌어들이는 데 고정 가스비가 도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봇의 대량 거래가 발생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거래 수수료가 얼마 들지 않으므로 봇을 돌려 대량 거래를 발생시키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대량 거래가 일어나면서 네트워크 전체에 과부하가 걸리는 문제도 발생했다.

클레이튼 측은 "지금까지 저렴한 단일 가스비를 통해 많은 사용자들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하지만 클레이튼의 이런 장점이 악용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저렴한 가스비를 이용해 클레이튼 네트워크에 과부하를 발생시키는 사례들이 보고됐고, 일반 사용자들의 거래가 지연되는 불편함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클레이튼이 블록에 거래를 담는 순서가 랜덤이었던 점도 영향이 컸다.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은 지난 12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봇의 대량 거래가 활발했던 이유는 가스비가 싸고, 블록에 거래를 담는 순서가 랜덤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랜덤으로 거래를 담으니 언제 거래가 처리될지 예측할 수 없었고, 그래서 무작정 많은 거래를 발생시키기 위해 봇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새 모델, '과부하 억제·저렴한 가스비 유지' 두 마리 토끼 잡나

이에 클레이튼은 가스비가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25ston~750ston 범위에서 달라지는 동적 가스비 모델을 적용하기로 했다.

클레이튼 측은 "저렴한 가스비를 유지하면서 네트워크 악용을 억제하고, 무분별한 부하를 줄여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클레이튼에 맞는 동적 가스비 정책을 제안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또 거래 데이터를 블록에 담을 때도 랜덤이 아닌, 노드(블록체인 상 네트워크 참여자)에 전달된 순서로 처리한다.

서 이사장은 <뉴스1>에 "이제는 동적 가스비 모델을 적용해서 거래 한 건 당 한화로 몇원~몇십원 수준으으로 가스비가 발생하게끔 했고, 블록에 거래를 담는 건 노드에 전달된 순서에 따라 처리된다"며 "순서대로 거래가 담기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니까 봇의 대량 거래는 줄어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클레이튼은 이번 가스비 정책 변화로 봇들의 대량거래 문제를 잡으면서도 사용자들에게 큰 부담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클레이튼 측은 "낮게 고정된 가스비가 사용자 입장에선 대대적 이점이지만, 그만큼 악용하기도 쉬워지기 때문에 네트워크 상황을 고려했을 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인 만큼 클레이튼 팀은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오래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가스비가 시시각각 달라지므로 지나치게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클레이튼은 가스비의 최대 상한선이 있는 만큼, 무분별하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클레이튼 측은 "상한선과 하한선인 최대 및 최소 가스 기본료가 있다”며 “또 가스 기본료가 급등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계산에 사용되는 최대 가스량과 변동폭 조정값을 두었다"고 밝혔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