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용범 前기재부 차관, 해시드 계열사 대표로…가상자산 시장 합류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시장에 합류한다. 그는 지난 2018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특정금융정보법을 통해 가상자산 생태계를 제도적으로 정비한 장본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해시드오픈리서치(HOR)의 대표이사로 부임한다.
해시드오픈리서치는 블록체인 전문 액셀러레이터인 해시드의 계열사로 지난 8월11일 총 자본금 20억원 규모로 설립된 컨설팅 및 리서치 업체다.
김 전 차관은 국내 블록체인 업계의 거물급 인사인 해시드 김서준 대표와 손잡고 블록체인과 디지털경제 부문에서 한국의 경쟁력 제고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다.
해시드오픈리서치에는 김경진 전 국회의원도 감사로 합류했다. 김 전 의원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후 현재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정책총괄고문을 지내는 중이다.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대외협력특보를 거쳤으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상임공보특보단장을 지냈다.
사내이사로는 김용구 전 미래경영개발연구원장이 부임했다. 김 원장은 김서준 해시드 대표의 부친이다. 1994년 미래경영개발연구원을 설립해 30여년 간 운영한 경험을 살려 해시드오픈리서치가 자리잡는 데 힘을 보탠다는 취지다. 향후 사업자등록이 이뤄질 경우 사내이사에서 물러날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전 차관은 지난해 3월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집필활동 및 인터뷰에 전념해왔다. 최근 '격변과 균형'을 발간, 비트코인 시장이 과열되며 투자광풍이 불던 2017년~2018년 당시 법무부와 금융위원회의 온도차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당시 박상기 법무부 전 장관이 거래소를 폐쇄하겠다며 강경 일변도의 발언을 이어가며 시장을 패닉으로 몰았을 때 특금법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가상자산을 규율하는 뼈대를 세운 인물로 평가돼왔다. 혁신의 부작용은 막되, 싹은 자르지 말아야한다는 소신에서다.
김 전 차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시드오픈리서치 합류 소식을 전했다. 그는 "해시드 김서준 대표는 광산김씨 문중 모임에서 20여년 전부터 알고 지낸 김서준 대표의 부친을 통해서 1년 전에 만났다"라며 "해시드 오픈 리서치는 공개 세미나 등을 통해 민간 전문가와 당국 사이에서 차분하고 건설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해 보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5G 보급률, 한국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 기술력, 세계 4위 수준의 온라인 게임과 크립토 마켓 규모, K-콘텐츠의 파워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제도의 틀이 마련된다면 한국은 디지털 영역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G2가 될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블록체인 투자자 그룹의 비전과 글로벌 진출 전략에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류 배경을 전했다.
신정부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제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향후 해시드오픈리서치는 국내외 현황을 종합해 가상자산 입법화 기틀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입법화를 추진하는 만큼 정책적으로 글로벌 흐름과 발맞춰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해시드오픈리서치 관계자는 "국내 제도화가 시급한 만큼 동향을 파악하고 어젠다에 대해 정리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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