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카오표 메타버스'의 확장…오픈채팅에 '송금서비스' 도입

프로필 정보로 송금 가능…'사기 이력' 조회시 불가
오픈채팅 서비스 확장 시도…공동체 간 시너지 기대

카카오페이가 '오픈채팅송금' 기능을 베타 운영중이다. ⓒ 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 직장인 A씨의 취미는 맛집 탐방이다. 오픈채팅을 통해 맛집 정보를 공유하는데, 여기에선 예약하기 힘든 식당의 예약 양도도 종종 이뤄진다. 양도건의 예약금 송금을 위해서 별도로 계좌번호를 받아 거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 직장인 B씨는 아이돌팬이다. 마침 구하고 있던 공식 굿즈를 팔겠다고 한 사람이 있어 오픈채팅으로 연락을 취했다. 판매희망자는 '찐팬' 인증을 받고 나서야 공식 굿즈를 구매한 원가에 판매하겠다고 했다. B씨는 굿즈 구매를 결정하고 계좌번호를 받은 후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가 '카카오표 메타버스'의 전진기지로 삼고있는 오픈채팅 활성화를 위해 '송금 서비스'를 도입했다. '남궁훈호' 카카오는 메타버스의 방향성을 다양한 서비스들이 관심사 기반으로 연결된 '카카오 유니버스'(Kakao Universe)로 정의한 바 있다.

오픈채팅을 통한 송금 서비스는 공통 관심사로 모인 이용자 간 금전거래를 쉽게 도와줘 카카오 생태계 내에서 이용자 간 활발한 소통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남궁훈 대표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오픈채팅은 다양한 서비스와 자산과의 강결합을 통해 더 많은 관심사 그룹을 포용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중"이라며 "계속해서 카카오 서비스와 콘텐츠 플랫폼을 레버리지 한 접점 확대 노력을 통해서 훨씬 더 큰 이용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좌번호 없는데"…오픈채팅방에서도 송금이 되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최근 '오픈채팅송금' 기능을 베타운영 중이다. 추후 이 서비스를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카카오톡의 오픈채팅방은 비(非)지인끼리 관심사를 기반으로 연결해주는 도구다. 익명이라는 장점 덕분에 서로의 연락처 없이 동호회 활동, 팬클럽 모임 등이 가능했다.

그러나 금전 거래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참여한 오픈채팅방 안에서 휴대전화 번호를 받거나, 계좌번호를 노출해야 하는 점이 불편한 점으로 꼽혀왔다.

카카오페이가 지원하는 오픈채팅송금 서비스는 송금인과 수취인에게는 상대방의 실명정보 대신 오픈채팅 프로필 정보(프로필 이미지·닉네임·채팅방 타이틀)만 표기된다. 송금 대상 선택, 송금 금액 입력 후 다음 단계로 진행될 때 닉네임 유의 안내 및 사칭 유의 안내창이 뜨고, '계속하기' 버튼을 누르면 다음 단계로 진행된다.

송금 기능의 악용을 막기 위해 보낼 때 1회 30만원, 받을 때 1일 200만원 등 별도 한도가 적용된다. 또한 송금 보낸 당일 내에만 수령이 가능하다. 카카오페이와 제휴된 금융 사기 방지 서비스 ‘더치트’를 통해 수취인의 사기 이력이 조회될 경우 송금 받기는 불가하며, 14세 미만 미성년자 또는 본인 명의의 단말기를 사용하지 않는 수취자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모든 오픈채팅방에서의 송금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카카오페이는 송금을 통한 불법행위 방지를 위해 △송금인과 수취인이 참여했던 오픈채팅방이 만료된 경우 △송금인과 수취인의 이용 번호가 한국 번호가 아닌 경우 △오픈채팅방에서 대화 이력이 없는 경우에는 송금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7일 '카카오 메타버스'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남궁훈 카카오 대표(카카오 제공) ⓒ News1 이정후 기자

◇확장되는 카카오의 오픈채팅 '유니버스'

카카오는 지인 기반의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카카오의 눈부신 성장을 함께한 '카카오톡'이지만 지인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카카오는 관심사 기반의 비지인을 연결하는 카카오 오픈채팅 서비스 확장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번에 카카오톡 오픈채팅송금 서비스 역시 오픈채팅 서비스 활성화 일환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오픈채팅은 별도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아도 일간 활성 이용자수 9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며 "카카오 생태계 내의 오픈채팅 진입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오픈채팅은 국내 최대 관심사 기반 서비스로 발전해 이후 '오픈 링크'라는 독립 앱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오픈 링크'는 카카오가 그리는 '메타버스' 서비스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오픈채팅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확장을 통해 공동체와의 시너지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멜론, 웹툰 등 카카오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에 오픈링크와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해 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남궁 대표는 "추후 멜론, 카카오페이지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 MMA 같은 대규모 이벤트에 오픈채팅과의 접점이 만들어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팬덤 이용자층이 오픈채팅으로 유입될 걸로 기대한다"며 "카카오의 방대한 콘텐츠 자산과 메가 트래픽을 보유한 플랫폼들이 오픈채팅과 더욱 강력하게 결합되면서 오픈채팅은 국내 최대의 관심사 기반 서비스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