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 컴투스 인수…생존전략? 지각변동 신호탄?
최근 순익 반토막에 매각說까지, 세불린 후 카카오톡과 맞대결
- 지봉철 기자
(서울=뉴스1) 지봉철 기자 = 게임빌은 4일 컴투스 최대주주인 이영일씨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215만5813주(21.37%)를 700억원(1주당 3만247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게임빌이 해당 지분을 인수하면 컴투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그러나 게임빌은 지분 인수 후에도 컴투스를 합병하지 않고 두 브랜드를 모두 유지할 계획이다. 게임빌은 "당분간 컴투스 브랜드를 유지할 것"이라며 "양사의 글로벌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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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박지영 대표© News1
△위기상황 공동대응? 순익 반토막에 매각說까지 전문가들은 게임빌이 이번 인수를 통해 노리는 효과를 크게 두가지로 보고 있다.
먼저 두 회사는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모바일게임 사업을 통합함으로써 비용절감 효과를 노리고 있다. 컴투스는 올 들어 국내 1위 자리를 게임빌에 뺏기는 등 매출과 수익급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 지난 2분기 컴투스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20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33억원으로 46% 줄었다. 게임빌도 2분기 순익이 감소하고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등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었다.
같은 기간 게임빌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한 35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39억원으로 32.3%나 감소했다. 결국 양사 모두 생존을 위해서 이번 인수를 선택한 셈이다.
하나대투 황승택 애널리스트는 "개발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게임빌은 컴투스 인수를 통해 콘텐츠 소싱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두 게임사의 플랫폼이 모두 막대한 가입자 기반을 가지고 있어 이를 공유하면 마케팅 효과가 배가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인수는 과잉투자·수익감소로 침체를 겪고 있는 양사에 일단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골프스타, 홈런배틀, 제노니아 등 양사의 모바일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마케팅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빌의 김용훈 실장은 "게임빌과 컴투스 모두 글로벌 상위 20위 안에 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모바일 게임 업체“라며 ”이번 인수의 골자로 두 회사의 저력을 합쳐 넘버원이 돼보자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면서 호실적을 내온 CJ E&M이나 위메이드 등은 앞으로 게임빌 컴투스 연합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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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빌 송병준 대표© News1
△카카오톡 독점의 돌파구? 독자 플랫폼 사업 추진
비용절감에 이어 무엇보다 양사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노리는 시장은 플랫폼 분야다. 현 상황에서 모바일게임 판매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아래 플랫폼 사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양사는 상반기 위기돌파구로 카카오톡과 같은 플랫사업의 강화를 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의 배경으로 지난 몇 년간 독자적인 플랫폼 마련에 실패한 양사가 카카오톡, 라인 등 관련업계 강자들의 벽이 너무 두텁다는 판단아래 세력을 합치기로 합의한 것으로 분석했다.
두 회사는 피처폰(일반 휴대전화) 시절부터 국내 양대 모바일 게임 업체로 유명한 회사였으나 플랫폼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톡을 추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대해 컴투스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카카오 게임센터를 통한 매출 비중 증가에 따른 수수료 증가와 인력 증가에 따른 인건비 상승의 영향이 크다"며 "이 부분은 하반기 자체 플랫폼인 컴투스 허브를 통해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카카오톡이 국내 모바일 게임 유통을 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대항 플랫폼격인 '게임빌 서클', '컴투스 허브'의 시너지효과도 예상된다.
그러나 공동경영체제가 제대로 굴러갈지는 미지수다. 오랜시간 경쟁자로서 서로의 영역을 구축해 온 컴투스 박지영 대표와 게임빌 송병준 대표가 명확한 영역 설정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협화음만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바일게임 업계의 정통한 한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개발이라는 서로간의 기업문화가 유사한 부분이 있어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하더라도 불협화음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양사 모두 가족경영과 전문경영인체제가 혼합된 형태를 띄고 있어 가족 간 불협화음이 외부로 새어나갈 위험요소가 있다”고 밝혔다.
jan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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