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엄마들 "카톡 싫어, 마이피플 좋아"

'게임 종합 백화점' 카카오톡 피해 '게임 청정 지역' 마이피플로
엄마 권유에 마이피플 사용하는 10대 이용자 수 증가

</figure>청소년 자녀들에게 카카오톡 대신 마이피플을 깔게 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자녀들이 '카카오톡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게 그 이유다.

게임이 연동되는 카카오톡에 반해 마이피플은 게임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선 마이피플이 '게임 청정 지역'이 되는 셈이다. 반면 카카오톡이 게임 연동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9개월여 만인 현재 카카오톡 게임은 103개로 처음보다 거의 10배나 늘어났다. 카카오톡은 일종의 '게임 종합 백화점'이나 다름없는 상태인 것이다.

문제는 카카오톡 게임의 중독성이 다른 게임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 앱통계 조사서비스 앱랭커에 따르면 카카오톡 게임인 ‘애니팡’의 일일 평균 사용자 수(11일부터 17일까지)는 278만6085명으로 게임 애플리케이션 중 단연 1위다. 다음 순위에 올라와있는 '다함께 차차차', '윈드러너'도 카카오톡과 연동된 게임이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톡의 지인 네트워크에 게임 순위로 과시하려는 욕구가 합쳐지면 게임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지적한다.

자제력이 약한 청소년들에겐 이 같은 카카오톡 게임의 중독성이 치명적이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두고 있는 전모(50·남)씨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준 게 너무 후회된다"며 "아이가 밤 2시가 되도록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한다. 카카오톡으로 '윈드러너'란 게임을 한다더라. 친구들의 등수를 볼 수 있으니 더 매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김모(47·남)씨도 "집에 들어오면 아이가 2시간 정도 게임을 하니 대화할 시간도 없다"며 "카카오톡 게임을 계속 하려면 하트와 수정을 얻기 위해 기다려야하는데 워낙 즐기는 게임 수가 많으니 그것도 다 소용없다. 번갈아가며 게임을 하더라"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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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마이피플과 카카오톡의 일일 이용자 수(DAU)(제공=앱랭커)© News1

이에 카카오톡 대신 자녀에게 마이피플을 설치하게 하는 부모들이 늘었다. 중독성이 높은 카카오톡 게임을 피해, 게임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마이피플을 사용하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실제로 앱랭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이피플을 사용하는 10대 이용자 수는 증가 추세다. 지난 해 12월 초 8728명에 불과하던 10대 일일 이용자 수는 지난 17일 7만6571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이용자는 줄었다. 같은 기간 10대 이용자 중 18만 명이 빠져나갔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신모(37·여)씨는 최근 아이의 스마트폰에 마이피플을 깔아줬다. 그는 "게임 중독도 중독이지만 아이의 눈이 너무 나빠지더라"라며 "안경 도수가 마이너스 8까지 떨어졌다. 마이피플을 쓰게 하니 게임을 그래도 덜 하더라"라고 답했다. 그는 "카카오톡을 쓰면 다른 아이들에게서 자꾸 초대메시지가 날아오니 아들이 더 쉽게 새로운 게임을 접하는 것 같았다"며 "마이피플은 그런 게 없어서 좋다"고 덧붙였다.

정모(38·여)씨는 주위 부모들에게도 자녀가 마이피플을 사용하도록 권했다고 했다.

"스마트폰을 아예 없애자니 아이가 싫어하고, 또 요즘 애들은 스마트폰으로 다들 연락하잖아요. 안하면 왕따된다는 말도 있고. 그래서 마이피플로 바꾸게 하고 아이 친구들도 그걸 사용하게 다른 부모에게도 권했어요. 카카오톡은 애가 너무 게임이랑 같이 하려고 하니까. 아예 탈퇴를 시켰죠"

기본적인 연락은 마이피플로 하게 하고, 게임은 '닌텐도 위'와 같은 활동적인 종류로 즐기게끔 유도한다는 엄마도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과 4학년 자녀를 둔 김모(37·여)씨는 "애들 정서상 모바일 게임은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더라"라며 "요즘 애들 핸드폰에 뭘 다운받는지 감시하는 서비스도 나왔다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하기는 싫었다. 마이피플을 이용하게 하고 자연스럽게 모바일 게임을 하는 횟수를 줄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애가 둘이니까 같이 '닌텐도 위'와 같이 몸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하게 했다"며 "아무래도 고개 숙여 반복적인 작업만 하는 게임보다는 몸을 움직이는 게임이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going200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