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의 자세로' 엔씨소프트, 글로벌·퍼블리싱에 사활 건다
2024년 변화 통한 '재도약' 발판 마련…2025년 다방면에 '도전'
세계 무대 겨냥 신작 라인업…스튜디오 체제로 '퍼블리싱' 강화
- 나연준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엔씨소프트(036570)는 2024년 경영 환경 변화와 침체된 시장 상황 속에서 12년 만의 분기 적자 등 다소 부침을 겪었으나, 체질 개선과 외부 투자를 통한 다양한 라인업 확보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2025년을 도전의 해로 맞이한 엔씨에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글로벌', '퍼블리싱' 등이다.
엔씨는 다양한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특히 매 분기 진행되는 컨퍼런스콜에서는 신작 라인업의 경우 글로벌 이용자 눈높이에 맞춰 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5년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이온2', 'LLL', 'TACTAN(택탄)' 등도 글로벌 이용자를 염두에 두고 개발 중인 게임이다. 엔씨는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을 겨냥함과 동시에, 지역별 서비스 노하우를 지닌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하는 등 시장 특성에 맞는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기회의 땅' 중국에서는 현지 최대의 IT 기업 '텐센트'와 협업을 이어간다. 텐센트는 엔씨와 오랜 인연이 있는 파트너사로 '리니지', '리니지2', '블레이드 & 소울' 등 주요 IP의 중국 퍼블리셔를 맡고 있다. 엔씨는 2023년 12월 '블레이드 & 소울 2'의 판호를, 2024년 10월 '리니지2M'의 판호를 각각 발급받아 텐센트와 현지화를 진행 중이다.
엔씨가 꾸준히 강조해 온 세계 최대 게임 시장 북미와 유럽 공략은 최근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엔씨는 10월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를 북∙남미, 유럽, 호주, 뉴질랜드, 일본에 출시해 PC(스팀) 플랫폼 기준 최대 동시 접속자 수 33만 명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엔씨의 북미·유럽 흥행 시초인 '길드워2'도 지속적인 확장팩 출시로 건재한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엔씨는 전 세계에서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주목받는 동남아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지난 8월 베트남 종합 IT기업 VNG와 동남아 시장 개척을 위한 합작법인(JV) 'NCV GAMES'를 설립했다. 리니지2M을 시작으로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6개국에 게임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VNG와 협력해 동남아 시장에서 확보한 역량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엔씨는 내부에서 기존 IP 확장과 스튜디오 체제 전환을 통한 신규 IP 발굴 등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사용하는 한편 외부에서는 국내외 게임사와 판권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 강화에도 힘을 싣는 중이다.
MMO 중심의 대작을 개발해 직접 서비스해 온 엔씨는 많은 인력과 다양한 전문성을 지닌 것에 비해 '개발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다. 최근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하며 여러 장르의 게임에 도전하고 2024년 하반기에만 4개의 회사에 투자 사실을 발표하며 '퍼블리셔'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점은 각 피투자사가 개발 중인 게임의 장르다. △국내 개발사 '미스틸 게임즈'는 독창적인 콘셉트의 PC·콘솔 3인칭 타임 서바이벌 슈팅게임 'TIME TAKERS(타임 테이커즈)'를 개발하고 있다. △폴란드 소재의 '버추얼 알케미'는 로그라이크, RTS(실시간전략게임), 다크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강점 요소들을 결합하며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회사로, 현재 유럽 중세 배경의 전략 RPG 'Band of Crusaders(밴드 오브 크루세이더)'를 개발 중이다.
△'배틀필드', '파 크라이' 등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FPS 게임 제작에 참여한 슈팅 게임 베테랑들이 모여 설립한 '문 로버 게임즈'와 △서브컬처 장르 기대작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를 개발 중인 '빅게임스튜디오'까지 합류하며 엔씨의 포트폴리오는 어느 때보다 다채롭게 채워질 전망이다.
엔씨는 2024년 초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를 시작하며 변화된 모습과 다양한 도전을 강조했고 약속했던 변화는 잘 지켜지는 중이다. 2024년 출시된 신작들은 모두 다른 장르로 선보였고 이용자 친화적 과금 모델을 채택하는 등 변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 서비스 중인 IP도 꾸준한 소통,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업데이트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은 엔씨에게 2024년의 변화를 토대로 초심을 찾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해다. △ MMORPG '아이온2' △슈팅 'LLL' △전략 'TACTAN(택탄)' 등 글로벌에 도전할 다양한 장르의 신작 라인업을 마련했고 스튜디오 체제 전환과 외부 IP 투자를 통해 '퍼블리싱 기업'으로서의 기초도 닦았다. 엔씨의 2025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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