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독립스튜디오 전환 확정…박병무 대표 "내년엔 성장궤도"

임시주총 열고 NC Research 신설·TL·LLL·택탄 분사 확정
분할기일 내년 2월…박병무 "독립스튜디오 세계적 추세"

엔씨소프트 임시 주주총회 현장(엔씨소프트 제공)

"경영 혁신 의지 발현, 개발 역량 강화, 조직 효율화 증진에 박차를 가해 엔씨를 내년엔 본격 성장 궤도에 올리겠습니다."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엔씨소프트(036570)가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을 확정했다. 본사 집중도를 낮추고 독립적인 게임 개발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해 흑자 영업 구조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엔씨는 2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 R&D센터 지하 1층 컨벤션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설 회사 설립(회사 분할계획서 승인 건) 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효율화, 자사주 매입, 삼성동 사옥 매각 등을 약속드렸는데 자사주는 5월부터 7회에 걸쳐서 100억 원을 매입했고 삼성동 사옥은 현재 매각 자문사를 선정한 상태로 내년 1분기에는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 효율화를 위해 상반기 중 SI·QA 부문을 1차 분사했고 권고 사직을 추진해 100여 명을 줄인 바 있다"며 "이번 분사를 포함 연말까지 본사 인원을 4000명대 중반으로 줄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본사에 많은 인력이 집중돼 좋지 않은 점들이 있었다"며 "절실함, 창의성, 도전 정신을 높이기 위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가는 편이 훨씬 낫다고 판단했다. 이것이 세계적인 추세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신규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별도 법인(TL·LLL·택탄 등)으로 분리하고 엔씨리서치는 AI 전문 기업(엔씨 AI)으로 신설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문영 퍼스트스파크 게임즈 대표, 배재현 빅파이어 게임즈 대표, 서민석 루디우스 게임즈 대표, 이연수 엔씨 에이아이 대표(엔씨소프트 제공)

신설 비상장 법인명은 △퍼스트스파크 게임즈(FirstSpark Games) △빅파이어 게임즈(BigFire Games) △루디우스 게임즈(Ludius Games) △엔씨 에이아이(NC AI) 등으로 확정했다. 각 신설 회사의 분할 기일은 2025년 2월 1일이다.

퍼스트스파크 게임즈는 최문영 TL 개발·서비스 총괄 TL캠프 캡틴, 빅파이어 게임즈는 배재현 LLL Seed 시더, 루디우스 게임즈는 서민석 택탄 개발 총괄 프로젝트C Seed, 엔씨 AI는 이연수 엔씨소프트 리서치 본부장이 각각 대표를 맡는다.

엔씨는 본사 인력을 4000명대 중반으로 줄인 데 이어 내년까지 1000명 이상을 더 줄일 방침이다. 엔씨의 대규모 희망퇴직은 12년 만이다.

한편 이날 노동조합은 집회를 열고 분사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경영실패 전가 말고 고용안정 보장하라' '누굴 위한 분사인가 불안해서 못 살겠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송가람 엔씨 노조지회장은 "현재 회사는 '빈카운터'(단기적 재무 성과에만 집착하는 경영진) 임원으로 채워져 있다"며 "분사 이후에도 게임 개발과 관련 본사의 신작평가위원회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독립 스튜디오라고 말하면서도 본사가 개발에 관여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공동집회에 나선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김택진 엔씨 대표를 언급하며 "회사 실적이 나쁠 수 있고 위기도 찾아올 수 있지만 직원들 '밥그릇'부터 건드리는 건 아니다"며 "(경영) 결정권자가 왜 잘못된 선택을 했는지 따져보는 것이 아닌 실무자들을 분사시키는 것은 망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엔씨소프트 노동조합이 집회를 열고 분사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게임기자단 제공)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