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재단, 게임과 공예가 만들어 낸 '시간'을 전시하다 [르포]
김정욱 이사장 "전시에 진심으로 감동…예술인 적극 지원"
넥슨의 3개 IP 활용한 전통 공예품 공개…12월 1일까지 특별전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게임에는 누군가의 많은 시간이 녹여져 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을 만드는 비결이다. 공예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AI)으로 뭐든 쉽게 만드는 세상이라지만 공예가의 시간을 들인 결과물은 진한 감동을 준다. 넥슨재단은 게임과 공예의 만남을 지원했고, 멋진 결과물을 공개했다.
넥슨재단은 18일 오후 덕수궁 덕홍전에서 '제2회 보더리스(BORDERLESS)-크래프트(craft)판 전시'를 열고 넥슨의 지식재산권(IP)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바람의 나라'를 활용한 전통 공예품을 선보였다.
넥슨재단의 문화예술 지원 사업 '보더리스'의 일환으로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만들었다. 문화 예술에 진심이던 고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유지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날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공예와 관련된 협업을 제안할 때 사회공헌이랍시고 무리한 요구가 아닐까 고민했는데, 전시를 보고 나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감동하는 마음이 생겼다"면서 "앞으로도 예술인들의 실험적 창작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주제는 '시간의 마법사'다. 총괄 아트디렉터로 참여한 조혜영 한국조형디자인협회 이사장은 "게임과 공예가 만나는 접점은 '빛과 그림자 그리고 시간'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의 시작과 끝은 마비노기의 모닥불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금속 조명이 자리했다. 김석영 금속공예가는 황동 파이프를 활용해 나무가 쌓인 듯한 형태의 구조를 만들고 빛을 더해 따뜻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포인트는 '조명'이다. 게임 개발자 중에 라이팅 아티스트라는 직업이 있을 정도로 게임 안에서 조명은 분위기를 만들고, 가상 세계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준다.
김범용 유기장은 게임 속 성스러운 공간에 들어섰을 때 만난 신비로운 빛을 떠올리게 만드는 조명 작품을 공개했다. 불빛을 켜면 조명을 가리고 있는 둥근 모양의 한지 위로 메이플스토리를 상징하는 단풍잎이 마법처럼 나타난다.
권중모 한지조명디자이너는 전통 한지를 접어 빛의 골을 만들고 자연스러운 음영을 통해 빛과 어두움을 드러냈다. 한지를 통해 비치는 잔잔한 빛이 공간을 따뜻하고 고상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넥슨은 게임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듯이 이번 전시를 위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 이사장이 축사에서 말한 '감동'은 공예가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의 시간도 보였기 때문일거다.
전시 관람이 끝나고 만난 김 이사장은 "'모닥불' 작품을 보면서 마비노기 게임을 개발한 데브캣 김동건 대표가 생각났다"면서 "모닥불은 게임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김 대표가 상당히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넥슨재단은 오는 19일부터 12월 1일까지 덕수궁 덕홍전에서 '시간의 마법사: 다른 세계를 향해' 특별전을 연다. 전시 기간에는 궁궐 내 굿즈샵에서 넥슨 게임 IP와 전통 공예의 만남으로 제작된 다양한 굿즈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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