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만난 게임, NPC라고 얕봤다간 큰코다친다[미래on]

챗GPT 탑재 추리게임 등장…AI와 게임 즐기는 시대 성큼
개발 일정 앞당기고 스토리텔링 경계도 허물어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크래프톤 자회사 렐루게임즈 '언커버 더 스모킹 건'(크래프톤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게임 내 NPC(Non Player Character)들이 '생성형 AI' 기술과 만나 똑똑해지고 있다. 챗봇 기능을 탑재한 NPC를 심문해 사건 진상을 추리하는 게임도 나왔다.

범죄 수사 어드벤처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에 등장하는 인공지능(AI) 로봇은 오픈AI의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GPT-4o'를 탑재했다. 플레이어는 AI 로봇이 살인 사건을 일으키는 시대(2030년 배경)로 들어가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

이 게임은 선택지를 골라 진행하는 기존 방식을 탈피했다. 플레이어가 AI 용의자를 상대로 자유롭게 질문을 입력하면 용의자가 그에 맞춰 답을 한다.

챗GPT 등 챗봇의 한계로 꼽히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게임 내 콘텐츠로 영리하게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실제 명확한 단서를 기반으로 질문하지 않을 경우 환각을 발휘해 엉뚱한 답을 내놓는다.

크래프톤 자회사 렐루게임즈 '언커버스모킹건' 게임 화면

플레이어가 확보한 단서를 바탕으로 질문해야 용의자로부터 사건 진상에 근접한 답을 얻으며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하면 용의자는 '시스템 과부하 상태'에 빠진다. 해당 상태에서 또 핵심을 찌르면 '자백 상태'가 돼 진실을 말하기도 한다. 플레이어가 실제로 용의자를 상대로 심문하는 듯한 느낌을 준 것이다.

크래프톤은 사내 조직으로 딥러닝 본부를 운영하며 AI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플레이어가 AI 친구와 함께 게임을 즐긴다는 콘셉트도 구상하고 있다.

'철권8' 이미지(반다이 남코 제공)

대전 격투 게임도 생성형 AI 도입으로 변화가 일고 있다. 그간 게임 플레이어가 CPU를 상대할 때면 약점이 꼭 있어 이른바 '얍삽이' 때문에 재미를 반감시켰다면 이젠 딥러닝 기술로 플레이어를 모방한다.

반다이 남코 '철권 8'에 탑재한 '슈퍼 고스트 배틀' 모드가 대표적이다. CPU는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기술·콤보·움직임 등을 모방하고 상황에 따라 변형하기도 한다.

고수 플레이어를 모방한 슈퍼 고스트 배틀 모드를 다운받아 대련할 수도 있다. 게임 개발진 플레이 스타일을 학습한 모드도 재미를 높이는 요소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리마스터'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게임 개발 일정을 앞당길 수도 있다. AI 기술로 △게임 배경 △캐릭터 모델링 △음성 △음향 제작 등 속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특히 일상 대화 시 감정에 따른 성조·발음 관련 데이터를 넣으면 게임 내 캐릭터의 음성 대화를 자연스럽도록 구현할 수 있다. 거리와 위치에 따른 효과음도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현실감을 높일 수 있다.

생성형 AI로 게임 스토리를 구현하려는 시도까지 나온다. 어드벤처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를 제작한 닐 드럭만은 "AI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AI 기술 발전으로 모험적인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스토리텔링의 경계를 넓히는 길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