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규제에 게임업계 "역차별 해소부터"…'해외사 먹튀 방지법' 재추진

'아이템확률 공개' 시행 이어 '징벌적 손배법' 발의…업계 압박
지나친 규제 일변도 국내 산업 퇴보 우려…"속도 조절 필요"

게임물관리위원회 '확률형 아이템 사후 관리 업무 설명회'(게임물관리위원회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게임 업계를 겨눈 규제 수위가 점점 더 세지고 있다. '아이템 확률 정보 의무 공개법' 시행 직후 '확률 정보 허위 표기 적발 시 게임사에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리는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게임 업계는 국내기업 역차별 문제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처럼 규제 일변도 정책이 이어지면 국내 게임산업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개정안(21대 국회 게임법 개정안 5건 병합심사)에 3월 시행 이후 게임사들은 자중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 공개에 따라 이용자 불만이 언제 불타오를지 알 수 없다.

최근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사를 상대로 확률형 아이템 관련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고의성 인정 시엔 손해 금액의 2배 이내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포함했다. 고의·과실이 없다는 점도 기업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업계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시 고의성을 입증하는 절차와 기준이 모호해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외 게임사와 역차별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국내 게임사엔 갈수록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지만, 해외 게임사 경우 확률을 조작하다 서비스를 갑자기 중단해도 이용자 피해를 막을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일본을 포함한 해외 게임사들은 국내 중소업체를 대리인을 지정하거나 직접 법인을 설립해 시장에 진출해 확률 조작 책임 등을 회피해왔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서비스하는 경우 관리할 방법도 없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서울 서대문구 게임물관리위원회 수도권사무소에서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와 함께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모니터링을 직접 해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4.5.8/뉴스1

'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법'의 22대 국회 통과 여부도 업계의 관심사다. 해외 게임사가 국내 시장에 게임을 서비스할 경우 의무적으로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고 등급 분류와 확률정보 표시 의무 등을 준수하도록 하는 법이다.

국내 대리인 지정법은 2020년 12월 처음 발의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재발의한 개정안도 21대 국회 종료로 폐기됐다.

강유정 의원이 기존보다 처벌규정을 강화해 이달 발의한 개정안이 22대 국회에서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큰 변화엔 시간이 필요한데 규제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인식이 업계에 퍼져 있다"며 "확률형 아이템 관련 규제를 국내 산업이 충분히 버텨낼 수준인지 고민하면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게임위원회가 공개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위반 행위 적발 건수를 보면 국내 48건·국외 102건이었다"며 "해외 게임사도 규제 변화에 동일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전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