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슝빠슝 실드 전개"…부끄럽지만 외쳐야 내가 산다 [토요리뷰]
렐루게임즈 '마법소녀 루루핑' 플레이
주문 정확하게 내뱉어야 대미지 줄 수 있어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슈파팟 활짝 펼쳐라, 뿌슝빠슝 실드 전개!"
살면서 이런 말을 육성으로 뱉을 날이 있을까. 이 주문을 입 밖으로, 당당하게 내야만 이길 수 있는 게임이 있다.
크래프톤(259960) 산하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렐루게임즈가 개발한 인공지능(AI) PC 게임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하 마법소녀 루루핑)의 얼리엑세스에 참가해 봤다.
얼리엑세스인 만큼 1개 에피소드만 구현돼 있고 튜토리얼 외에 쓰러뜨려야 할 상대가 '폴'과 대 마법소녀 '점례' 뿐인데도 마법 주문을 외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 엔딩까지 1시간가량 소요됐다.
이 게임은 컨트롤이나 전략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직 마법 주문을 음성으로 제대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시작 전부터 압도된다.
PC와 연결된 마이크에 "나는 마법소녀로서 정의를 수호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것을 굳게 맹세합니다"라고 선언해야 플레이가 시작된다. 이후 생성형 AI가 만든 주인공이 등장하고 스토리가 시작된다.
게임에는 머리가 반쯤 벗겨진 중년 남성 '김부장'이 등장한다. 그는 자신에게 내재된 마력을 알아본 고양이에게 간택당한다. 이후 마력 활용법을 알게 된 김 부장이 악당을 만나 정화하는 게 게임의 큰 줄기다.
플레이 방법은 간단하다. 육성으로 마법 주문을 외치고, 지문을 제대로 읽으면 상대에게 대미지를 줄 수 있다.
렐루게임즈가 개발한 AI 음성 인식 기술이 목소리의 크기·발음·감정 등을 평가해 대미지로 계산한다. 이용자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인식 후 이를 판정하고, 플레이에 반영하는 식이다.
'마법소녀 루루핑'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다. 상상도 못 한 주문을 읽어내는 본인 목소리를 게임 내에서 들어야 해 유저에게도 적지 않은 대미지가 쌓이는 느낌이다.
발음 난도가 높은 주문이 주어지거나 목소리 데시벨, 주파수를 높이는 미션도 나온다.
'혹시라도 옆집에 들리지 않았을지', '들었다면 앞으로 얼굴을 어떻게 볼지' 걱정이 앞서지만 주문을 성공하지 못하면 고스란히 역공을 받기에 창피함을 무릅써야 한다.
아직 이용자가 많지 않아 다른 유저와 싸우는 '마법 대결'을 플레이해 볼 순 없었다. 발음이 어려운 일부 단어를 각자 선택하고 여기서 만들어지는 문장을 읽어 서로를 공격하는 방식이다.
게임 외에도 본인의 음성 정보가 AI 모델 학습에 활용되는 데 거부감을 느끼는 이용자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렐루게임즈는 이용 약관을 통해 "이용자 목소리에 전달되는 감정을 분석하는 데 AI가 사용될 수 있고 목소리 데이터는 게임 소프트웨어와 AI 모델의 제공·유지·보수·개선을 비롯해 다른 모델과 서비스 개발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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