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바닷속 생생한 낚시 손맛…다이빙도 요식업도 신중하게[토요리뷰]

넥슨 민트로켓 개발 비디오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 리뷰
착실히 투자해야 성공적 탐험…다양한 캐릭터 서사로 플레이 견인

제주 해녀처럼 잠수 후 맨몸 물질을 하는 게 데이브 더 다이버의 묘미다. 섬세한 해양 풍광과 다양한 생물 행동이 구현됐다.(플레이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미슐랭 점수를 높이려면 평론가가 요구한 상어머리 통구이를 준비해야 한다. 깊은 바다에서 상어를 잡으려면 뭘 준비해야 할까.

넥슨 자회사 민트로켓의 비디오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는 신중한 경영이 중요하다. 초밥집 운영과 잠수를 버무린 이 게임에선 어떤 액션이든 자원을 소모한다. 체력·자본을 무리해서 쓴다면 캐릭터는 행동 불능에 빠지고 큰 손실로 이어진다.

사용자가 조종하는 뚱보 잠수부 '데이브'의 할 일은 크게 두 가지다. 낮엔 제주 해녀와 같이 맨몸 물질을 한다. 밤에는 물고기를 초밥집에 조달하고 경영을 돕는다.

하지만 게임은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없게 설계됐다. 데이브에게 한정된 산소가 주어지는데 이는 빠르게 헤엄치거나 해양생물의 공격을 받을 시 크게 줄어든다. 전부 고갈돼 행동 불능이 되면 플레이어는 수집한 물고기와 자원을 거의 잃게 된다.

실제로 장비가 빈약한 플레이 초반에는 여러 차례 죽어 며칠간의 활동이 허사가 됐다. 대양 깊은 곳은 흥미로워 보였지만 위험 요소가 많아 탐색이 불가능했다. 안전한 연안에서부터 착실히 돈을 모아 장비에 투자하니 진척이 보였다.

산소가 부족해 잠수부 캐릭터가 위기에 처한 모습. 산소 고갈 시 채집한 물고기·자원은 거의 소실된다.(플레이 화면 갈무리)

느린 성장 속도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흥미로운 캐릭터 서사가 플레이를 견인했다. 가계 확장을 꿈꾸는 초밥집 사장, 인어 문명을 연구하는 학자, 해양생물학자 등이 나타나 끊임없이 임무를 부여한다.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새로운 스토리, 더 넓은 지도, 강화된 장비 등의 보상이 주어진다.

돈을 벌 시간인 초밥집 플레이서도 체력·재료 관리가 필수적이다. 손님이 몰려온다고 서빙하는 데이브를 계속 뛰게 하면 행동 불능에 빠진다. 초밥 만족도를 높이고자 물고기를 강화 재료로 소진하면 그날 판매할 전체 음식 수량이 줄어든다.

영업익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밤에 초밥집 경영을 성공적으로 해낸다면 장비 투자 등에 쓰일 밑천을 마련할 수 있다.(플레이 화면 갈무리)

신중함과 여유를 가지고 플레이를 하다 보면 섬세하게 구현된 바닷속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복어는 몸을 부풀리고 오징어는 먹물을 쏘는 등 생생한 상호작용도 구현됐다. 이런 시각적 요소 덕에 게임은 최근 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 시상식 디자인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이번 작품은 글로벌 콘텐츠 평론 지표 '메타크릭틱'서 90점대에 진입한 몇 안 되는 국산 비디오게임이다. 최근 콘솔 시장을 두드리는 국내 게임업계의 성공적 행보로 평가받는다. 비디오게임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로 플레이하면 컨트롤러 진동을 통해 '낚시 손맛'도 느낄 수 있다.

(플레이 화면 갈무리)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