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게임사 먹튀 방지법 요원…게임 업계 인물 없는 국회
지난 국회서 게임 관련 법안 발의한 의원 중 절반 이상 낙선
"업계 목소리 반영 필요한데 녹록지 않아"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게임업계 목소리를 대변할 국회 구성원이 사라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 등 정책·입법으로 풀어야 할 이슈들은 많은데 가야 할 길이 멀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 재구성부터 새 의원들에게 게임업계 현안을 설명하는데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대 국회에서 게임 관련 법안을 발의했던 총 22명의 국회의원 중 9명만이 22대 국회에 재입성했다. 그중 문체위에서 게임·콘텐츠 관련 경력을 쌓은 의원은 김승수·전재수·김윤덕·김예지 4명에 불과했다.
게임업계 출신인 류호정 전 의원은 지역구 출마를 포기했고, 같은 업계 출신인 이재성·전병헌 의원은 낙선했다.
현재 게임업계는 자사 게임의 경쟁력 약화와 중국 등 해외 게임사의 국내 진출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국내 게임사의 해외 진출 지원이나 인공지능(AI)·콘솔 부문 인력 양성 등 정책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상황이라, 업계 이해도가 낮은 의원들이 국회에 입성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는 대표적인 계류 법안으로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를 꼽기도 했다. 지난 3월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가 의무화된 이후 꾸준히 역차별 문제가 대두됐다. 해외 게임사가 허위 확률을 게재하거나 서비스를 갑자기 중단해도 이용자의 피해를 막을 방법이 없어서다.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 관련 법안은 2020년 12월 처음 발의된 데 이어 지난해 6월 다시 국회 문체위에 올랐고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 또한 민생토론회를 통해 관련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의견을 모았지만 해당 법안을 발의한 이상헌 의원은 낙선한 상태다.
게임업계의 주요 이슈인 인공지능(AI) 관련 추진 동력도 다소 꺾인 상태다. 21대 국회에서 AI를 먼저 허용하고 사후 규제를 원칙으로 한 '인공지능 산업 관련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이 국회 과방위 법안소위를 통과했는데, 해당 법안을 발의한 윤영찬·정필모 의원은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상임위가 구성되고 국정감사를 준비하면 산업 육성보다는 규제 기조를 띠는 경우가 잦다"며 "이런 상황에서 업계 목소리를 대변할 인물이 많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sos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