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실적 부진·글로벌 진출' 난제 해결할까…외부수혈로 돌파구

주요 게임사 이사회 4분의 1 재구성…재무·법무 전문가 대부분
업계 하향 안정화에 경영효율화 방점…'게임' 전문성에는 일부 물음표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게임 시장 성장 둔화로 돌파구를 모색 중인 국내 게임사들이 대표에 이어 이사회 멤버도 외부에서 수혈했다. 실적 악화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 속 재무·법무 전문가를 이사회에 다수 배치해 경영 효율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외부수혈 인사들 중 게임 개발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신작 개발과 퍼블리싱 과정에서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 이사회 총 42명 중 총 11명(26.19%)이 변경됐다. 특히 과거 창립 초기부터 게임 개발이나 신규 투자 등의 과정을 지켜봐 온 '믿을맨'들이 이사회에 대거 복귀했다.

넥슨의 지주사 NXC는 지난해 말 이홍우 감사를 사내이사로 변경했다. 이 감사는 게임 개발자로 입사해 사법고시 합격 후 넥슨 법무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NXC는 2005년 넥슨홀딩스 이후 최초로 사외이사도 선임해 김정주 창업주의 복심 이도화 전 감사와 이세중 서울시립대 교수를 임명했다.

기획재정부에 물납한 NXC 지분 이슈와, NXC 투자 포트폴리오 등 현안이 산재한 만큼 재무·법무 전문가로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엔씨소프트(036570)에도 '재무통' 이재호 전 부사장이 복귀한다. 2000년대 초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엔씨에 합류한 이 부사장은 이후 코웨이·SSG닷컴·LG전자·락앤락을 거쳐 현재 오스템임플란트 CFO로 재직 중이다.

엔씨의 핵심 사업 이해도가 높아 △사내 체질 개선 △인수합병(M&A)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 확립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 현안을 지원할 적임자로 꼽힌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크래프톤(259960)의 이사회 구성 변화는 없다. 대신 사내이사인 장병규 의상, 김창한 대표를 비롯해 배동근 CFO에 '양도 제한 조건부주식'(Restricted Stock Unit·RSU)을 부여하고 공모가 이상의 주가를 달성하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했다.

카카오게임즈(293490)는 본사와의 결속력에 방점을 찍었다. 정명진 카카오(035720)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사무국장, 유태욱 카카오 성장지원실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리니지 라이크'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대두되는 만큼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위메이드(112040)도 창업주 박관호 의장이 대표(사내이사)로 복귀했다. 이에 더해 2010년부터 위메이드에 YNK재팬을 매각해 연을 맺어온 최종구 기획조정본부장 또한 이사회에 합류해 힘을 실을 예정이다.

한편 일부 창업자를 제외하고 게임사의 이사회에 '게임 개발' 특화 전문가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컴투스(078340)가 넥슨 민트로켓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를 개발한 김대훤 전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네오위즈(095660)가 'P의 거짓'을 개발한 박성준 라운드8스튜디오 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지만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재무·법무 전문가 위주로 이사회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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