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파이터 신예 '레샤' 신문섭 "춘리 원툴? 켄·류로 정상 찍을 것"

[인터뷰] '레샤' 신문섭, 12일 DRX 격투게임단(FGC) 소속으로 대회 출전
"재미로 시작한 격투게임…세계 최정상이 목표"

'레샤' 신문섭 선수의 공식 프로필 사진 (DRX 제공)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1999년생 25세. 프로게이머로선 늦은 나이지만, 30대 후반이 전성기라 여겨지는 '격투 게임 프로게이머'로는 젊은 나이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어린 나이의 선수가 데뷔 1년 만에 스트리트 파이터 월드컵으로 꼽히는 e스포츠 대회 '캡콤컵'(Capcom Cup X)에서 5위를 기록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6 프로게이머 '레샤'(Leshar) 신문섭의 이야기다.

이달 12일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DRX FGC(격투게임단) 사무실 인근 카페에서 레샤를 만났다. 어린 나이가 받쳐주는 빠른 반응속도, 대표 캐릭터인 '춘리'를 내세운 화려한 플레이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만난 레샤는 앞으로 춘리 캐릭터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에게 올해 캡콥컵 5위, 지난해 스피릿제로x월드 워리어스 한국 지역 우승을 안긴 캐릭터를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레샤는 "춘리라는 캐릭터는 성능도 좋고, 해외 게이머들이 춘리를 잘 몰라서 이득을 본 측면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다만 춘리만의 틀과 콤보가 있다. 이기는 데 집착하면 춘리만 플레이하게 되는데, 게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스트리트 파이터'를 제일 잘 하는 사람이 되려면 강한 캐릭터가 아닌 정석적인 캐릭터를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춘리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를 선택하겠다는 의미다.

레샤는 14일부터 뉴욕에서 열리는 '레드불 쿠미테 2024'(Red Bull Kumite 2024)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전 세계 16명의 스트리트 파이터 6 게이머만 초청받는 대회로, 이날부터 레샤가 정석 캐릭터로 꼽히는 '류'나 '루크 설리반', '켄 마스터즈'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간의 기록은 나이에 맞지 않게 화려하다. 스트리트 파이터 6의 서비스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해 8월, e스포츠 대회 월드 워리어 1회에서 국내 대표 선수인 'NL' 심건 선수를 꺾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4회까지의 우승을 싹쓸이했다.

탄탄대로를 걸은 것 같지만 어려움도 많았다. 주 장르로 삼던 '드래곤볼 파이터즈' 프로게이머 데뷔를 꿈꿨는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거치면서 해외 대회 출전이 불가능해져서다.

고민 끝에 프로게이머 풀이 비교적 두터운 스트리트 파이터 종목으로 전향했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프로 게임단인 DRX에도 지난해 말 입단을 결정했다. 레샤는 그간의 성과가 실력이 아닌 운으로 거둔 것 같다며, 더 향상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레샤는 "이번 레드불 쿠미테에선 특히 '메나RD' 선수를 만나고 싶다"며 "커리어도 그렇고 나이도 동갑이다. 언어적으로 교류하기엔 장벽이 있지만 좋은 친구이자 라이벌로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유명 스트리머) '짬타수아'님의 킹오브 파이터즈 13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재미로 격투 게임을 시작하게 됐다"며 "욕심이 생긴 만큼 이제는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