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간 MMORPG 시대…재밌는 게임 고민하던 초심 돌아봐야[기자의눈]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에서 관람객들이 신작 게임을 즐기고 있다. 2023.11.16/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에서 관람객들이 신작 게임을 즐기고 있다. 2023.11.16/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국내 게임은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위주로 성장했다.

수십년간 리니지·메이플스토리 등 효자 MMORPG가 게임업계를 지탱해 왔지만 양산형 게임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제는 성장 동력을 저해하는 원인이 됐다.

기저에는 수익을 위해 RPG(Role Playing Game·역할별 플레이)보다 MMO(Massively Multi-Player Online·수십만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하는 것)에 집중한 게임사의 욕심이 자리 잡았다.

탄탄한 서사를 쌓기보다는 많은 이용자와 가능한 한 많이 소통하는 게임에서 수익을 거두는 게 편하다 보니 창의적인 개발에 나설 유인이 낮았던 탓이다.

MMO에 치중한 게임 이용자들은 세계관과 스토리를 따라가기보다 무기를 강화하거나 공성전에서 승리하고 보스 몬스터를 잡아 '레어템'을 뽑아내는 데 가치를 둔다.

이에 편승해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과금 구조(BM)를 내놓고 경쟁 심리를 부추겼다.

이런 방식은 오랜 기간 성공 공식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용자들은 "또 리니지 라이크 게임이냐"며 피로를 호소하고 비슷한 양식의 게임을 둘러싼 저작권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리니지 라이크류에 안주한 관행이 성장동력을 저해하고 있는 건 게임업계 실적 부침이 방증한다.

해법은 변화에 있다. 1명에게 1000만원을 과금하는 구조가 아니라 1000명에게 만원의 패키지 이용료를 받는 게임을 만들어 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와 개발 능력이 맞물렸을 때 가능한 일이다. 네오위즈 'P의 거짓'과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좋은 사례다.

양산형 게임 시장이 한계를 맞았으니 게임사들은 선택을 해야 한다. 당장 돈이 되는 양산형 게임을 계속할지 글로벌에서 통하는 지식재산권(IP) 발굴에 머리를 싸맬지는 그들의 몫이다. 다만 이용자가 원하는 게임을 고민하고 개발했던 초심을 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