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스튜디오 분사·투자 전략…다양한 게임 자산 확보 '원동력'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로 개발 경쟁력 제고
윈윈 전략이지만…성과없으면 구조조정 대상 우려 감지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크래프톤(259960)이 추가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해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Scale-Up the Creative' 전략을 택했다. 자사 개발 조직(스튜디오)을 분사하거나 글로벌 게임 스튜디오 소수지분 투자를 통해 이들이 각자 제작한 게임을 IP로 확보하는 방식이다.

성과를 낸 스튜디오는 차후 외부 투자를 받을 수 있고 자회사에서 계열사로 전환되더라도 한지붕 식구기 때문에 IP를 늘리는데 있어 나쁜 전략은 아니다.

다만 분사 이후 성과가 나지 않는 스튜디오는 차후 구조조정 대상 가능성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부 일각에서는 우려도 감지된다.

26일 크래프톤 3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창사 이후 올해 9월30일까지 자사 개발 스튜디오에 최소 1조39억9500만원을 출자했다. 주요 스튜디오인 펍지·블루홀·라이징윙스 스튜디오에 더해 라이징윙스·스트라이킹 디스턴스·드림모션 등 총 12개다.

이중 크래프톤이 가장 많은 금액을 출자한 스튜디오는 '언노운 월즈(Unknown Worlds)'다. 8551억8600만원을 투입했다. 이 스튜디오는 크래프톤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이외에도 평균 300억원 안팎을 출자해 개발 스튜디오를 꾸렸고, 벡터 노스·렐루게임즈·플라이웨이게임즈 등을 올해 추가로 분사했다. 네온 자이언트를 제외하고는 크래프톤이 모두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크래프톤은 자사 개발 조직을 분사하거나 글로벌 게임 스튜디오 소수지분 투자를 통해 IP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밝혀왔다. 분사한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자유롭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만큼 다수의 신작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중 경쟁력 있는 자산(IP)을 골라 크래프톤이 퍼블리셔(배급 및 서비스)를 맡는다.

지금까지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한 것도 이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로 볼 수 있다.

회사 창립 초기 MMORPG 게임 '테라'를 개발한 블루홀스튜디오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추가 출자가 이뤄진 개발 자회사는 렐루게임즈(147억3600만원)와 라이징윙스(90억원)다. 라이징윙스에는 출자 외에도 약 213억원의 자금 대여가 이뤄졌다.

렐루게임즈는 크래프톤의 인공지능(AI)을 게임 개발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는 회사로, '스페셜 프로젝트2(SP2팀)'·'푼다:AI퍼즐', '게임: 프로젝트 오케스트라'를 개발 중이다. 라이징윙스는 장병규 의장,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사를 겸직하는 자회사로 '미니골프킹', '골프킹' 등 모바일 캐주얼게임을 주로 서비스 중이다.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 않지만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크래프톤에서 실적을 공개하고 있는 개발 스튜디오 중 절반가량은 현재 당기순적자를 기록 중이다.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상당수 스튜디오가 게임을 성공적으로 개발했을 때 가능한 얘기다. 바꿔 말해서 많은 스튜디오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크래프톤은 2020년 실적 부진을 이유로 '스콜' 등 개발 스튜디오를 폐업한 전례가 있다.

회사 관계자는 "스케일업 더 크레이이티브 전략은 내부를 비롯해 외부의 크리에이티브도 적극적으로 발굴해 많은 게임을 타석에 올리려는 목적"이라며 "앞으로도 크래프톤은 자체 개발과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을 통한 IP 확보 등 공격적인 파이프라인 확장을 통해 대형 신작과 기대작을 매년 출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