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웹3 게임에 최적화된 국가…선구자 될 수 있다"[니어콘 2023]

국내 전문가들, 니어콘서 한국 웹3 시장 잠재력 강조
"블록체인 도입 후 유저 620% 증가"…블록체인 기술 필요성도 부각

8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규모 블록체인 콘퍼런스 '니어콘(Nearcon) 2023'에 참석한 국내 전문가들이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 수용(매스어돕션, Mass Adoption)'을 이끌 분야로 게임이 부상 중인 가운데, 한국이 블록체인 기반의 웹3 게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규모 블록체인 콘퍼런스 '니어콘(Nearcon) 2023'에 연사로 참석한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게임사들이 웹3 게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PC게임, 모바일게임도 주도…한국, 웹3 선구자될 수 있다"

한국의 잠재력에 대한 근거로는 한국 게임 시장이 장기간 발전해왔다는 점을 들었다. 웹3 게임을 위한 발판이 이미 마련돼있다는 것이다.

이성산(Scott Lee) 니어 코리아 허브 대표는 "한국에선 1990년대 PC게임이 태동한 이후, 모바일 게임 시장도 크게 확대됐다"며 "넷마블, 넥슨, 네오위즈, 크래프톤 등 대형 게임사도 이미 많다"고 말했다.

이들 대형 게임사는 이미 블록체인 기반 웹3 게임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 게임사들은 웹3에 굉장히 열려있는 편이다. 2020~21년을 기점으로 웹3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도 큰 게임사들이 많지만, 한국 게임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더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이훈재 볼텍스 게이밍(Voltex Gaming) 대표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탰다. 그는 "2010년대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많아졌을 당시, 한국 개발자와 게이머들은 모바일 게임을 매우 빠르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한국이 웹3 게임에서도 선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텍스게이밍은 국내 게임 커뮤니티 인벤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넷마블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 '마브렉스'의 강한나 마케팅 매니저도 "한국은 e스포츠를 탄생시키며 게임을 하나의 스포츠로 만든 국가"라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게임 산업에서 어떤 활약을 하는지 계속 지켜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당면 과제도 존재…웹3 진입장벽·흩어진 커뮤니티 등 해결해야

이처럼 웹3 게임 분야에서 한국 시장의 잠재력은 뛰어나지만, 블록체인 게임에는 진입장벽도 존재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웹3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 직면한 과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성산 대표는 "메이저 게임사 대표들과 이야기해봤을 때, 가장 큰 문제는 기존 웹2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이 웹3 게임을 시작할 때 진입장벽을 마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웹3 게임에 로그인하기 위해선 디지털자산 지갑을 생성해야 하고,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보내는 방식으로 게임 속 자산을 이동시켜야 한다. 이런 것들이 유저들에겐 '허들'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니어프로토콜 같은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훈재 대표는 국내 웹3 게임 커뮤니티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것 또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도 웹3 게임 커뮤니티가 서서히 등장하고, 진화하는 추세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커뮤니티는 없다"라며 "커뮤니티가 디스코드, 텔레그렘, 엑스(구 트위터) 등 여기 저기 흩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볼텍스게이밍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블록체인 도입 후 유저 620% 증가"…블록체인 쓰는 이유는

당면한 과제들이 여럿 있지만, 그럼에도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을 강조했다.

이성산 대표는 "유저가 게임 아이템을 소유할 수 있고, 게임사가 유저와 수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게임은 강점을 지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유저들은 RPG(역할수행게임)를 좋아하면서도 아이템을 소유할 수 없었다. 아이템은 회사 소유 였고, 유저들은 블랙마켓에서 아이템을 거래하곤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웹3 게임은 아이템을 지갑에 소유하게끔 할 뿐더러, 유저에게 수익을 돌려주고 이를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강한나 매니저는 마브렉스의 사례를 소개하며 블록체인 기술이 지닌 잠재력에 대해 설명했다.

강 매니저에 따르면 마브렉스의 블록체인 게임 '니노쿠니:크로스 월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이유 큰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 일본, 대만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했고, 북미권에서도 '톱10'에 들었다. 또 이용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전보다 620% 늘었다.

그는 이 같은 점을 강조하며 "마브렉스의 사례를 보면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을 알 수 있다"며 "게임이 블록체인 기술의 '매스어돕션'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hyun1@news1.kr